'민심·건축비' 예측실패 행복주택...'공약후퇴' 도마

'민심·건축비' 예측실패 행복주택...'공약후퇴' 도마

세종=김지산 기자
2013.12.11 15:27

주민반발, 예상 밖 비용으로 목동 등 공급계획 절반 이상 축소

박근혜 정부의 핵심 주택 정책인 행복주택이 주민반발과 건설비 예측 실패로 공급량 축소와 일정 지연 등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 준비 안된 정책에 따른 '공약 후퇴' 논란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주민반발로 지구지정이 연기된 목동, 잠실 등 행복주택 시범지구 5곳의 공급 가구 수를 계획보다 절반 이상 축소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발표는 2017년까지 2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던 계획에서 30% 줄이는 방안을 공개(12·3 후속조치)한 지 불과 1주일만의 일이다.

목동 등 공급축소의 1차적 이유는 주민 반발이다. 집값 하락을 우려한 주민들의 '님비' 현상이라는 게 일반적인 여론이지만 정책 추진과정에서 민심 예측에 실패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주민과 소통 노력도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국토부는 지난 5월 서울 오류역에서 행복주택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한 이후 몇몇 시범지구 주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그러자 2차 시범지구 지정은 지자체와 시민단체로부터 추천을 받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전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1차 시범지구 대상 지역 주민들을 이해시키지 못한 채 지구지정을 감행해 주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목동의 한 주민은 "공급가구 수를 줄인다고 주민들의 분노가 가라앉을 거라고 판단한 것 같은데 주민이 왜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며 "주민을 설득하는 게 아니라 화를 돋구는 정부"라고 맹비난 했다.

정부는 인정하지 않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건축비 부담도 시범가구 축소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토부는 애초 유수지와 철도부지 등 땅값이 안드는 국공유지에 집을 지어 주변시세의 30~40%선에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수현 의원(민주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를 인용해 행복주택 건축비가 일반 아파트보다 비싼 3.3㎡당 17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철도 위 인공데크 등에서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는 것.

행복주택의 싸지 않은 건축비는 이미 지난 정권에서도 예측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건축 관련 한 정부 산하기관 기관장은 "'철길 위 값싼 임대주택'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공약대상으로 검토됐던 것"이라며 "당시 땅값을 제외한 3.3㎡ 당 건축비가 350만원이었는데 검토결과 철길 위 주택은 650만원이 추산돼 폐기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철도 위 주택 건축비 부담을 덜고자 공공기관 보유 부지, 도시첨단산업단지 등으로 행복주택 대상 부지를 넓혔다. 이런 방식으로 건축비를 3.3㎡ 649만원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목동 등 5개 시범지구 공급 축소 물량을 후속지구에 포함시키겠다며 공약 후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급량 조절은 학급 과밀과 기존 편의시설 철거 등 주민들이 우려해왔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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