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개정안-해설]비과세·감면제도 정비로 내년 2.3조 조달 계획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경제활성화에 중점을 뒀다.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 도입 등을 통해 국민들의 소득을 늘려주고, 세제지원으로 기업들의 투자를 확대하는 게 골자다. 경제 주체들이 힘차게 뛰어다녀야 경제가 좋아지고, 세수 역시 자연스럽게 증가한다는 이른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에 따른 세수 증대 규모를 5680억원으로 전망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5년 550억원 △2016년 510억원 △2017년 1090억원 △2018년 580억원 △2019년 이후 2950억원 등이다. 퇴직소득세 과세체계 개편과 중고차에 대한 부가가치세 의제매입세액공제 축소,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개선 등이 세수 증대요인이다.
특히 연봉 1억2000만원이 넘는 고소득자 퇴직소득의 세율을 높이고, 기업들이 배당이나 투자를 하지 않고 쌓아두는 돈에 세금을 부과하는 등 고소득자와 대기업으로부터 9680억원의 세금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외국인과 공익법인, 비거주자 등으로부터도 890억원의 세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했다.

반면 서민과 중산층,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4890억원의 세금을 깎아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체크카드 공제와 퇴직연금 세액공제, 비과세종합저축 세제혜택 등을 통해서다.
문제는 이 정도 세수로 박근혜 정부의 공약가계부가 계획대로 운영될 수 있는지 여부다. 그 중심엔 비과세·감면제도가 자리를 잡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등 140개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2017년까지 134조8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공약가계부를 내놨다. 재원은 비과세·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등 세입 확충으로 50조7000억원(올해 7조9000억원), 세출 절감으로 84조1000억원을 조달한다는 것이다.
당시 비과세·감면 정비 예상 규모는 18조원이었다. 일몰이 도래하면 원칙적으로 종료시켜 세입을 늘리겠다는 걸 의미한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세법개정으로 14조4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총 15조3000억원 규모의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했다. 올해와 내년에 나머지 2조7000억원(2014년 4000억원, 2015년 2조3000억원)을 세법개정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하지만 올해 세법개정안의 비과세·감면 내용을 보면 이를 달성하기엔 제약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투자와 재정확대를 위해 많은 부문에서 일몰을 연장하는 등 한발 물러섰기 때문이다. 외국인 기술자 소득세 감면은 고부부가가치 투자유도를 위해 4년 연장했고, 해외자원개발펀드 분리과세도 유사한 금융상품과 형평성을 감안해 2억원 한도를 신설했다.
비과세·감면 제도를 정비해 세금을 확충해야하는데, 재정확대로 경기활성화를 꾀하는 정부로선 이 제도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실제 비과세·감면 조세지출 가운데 2003~2012년 금액기준으로 평균 97%가 연장돼 왔다. 올해 일몰 예정인 항목의 1998~2013년 동안 평균 연장횟수는 세 번으로 나타났고, 네 번 이상 연장된 것도 일몰 도래 금액의 70%를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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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율 인상 등 증세를 하지 않고, 비과세·감면 정비 등으로 ‘공약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예산처 관계자는 "2013년에 비과세·감면제도 정비를 통해 16개 항목이 종료됐지만, 하이일드펀드 투자 분리과세 혜택 등 10개가 새롭게 만들어졌다"며 "공약 재원조달 계획을 지키기 위해선 보다 과감한 비과세·감면의 축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