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건강기금 카드로 담뱃값 흥정 논란
"담뱃값을 올리지 않으면 건강기금 재원도 늘릴 수 없다"
보건복지부가 원안대로 담뱃값을 올리기 위해 '강수'를 던졌다. 담뱃값 인상이 없던 일이 된다면, 금연 정책에 필요한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재원도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흥정에 나선 셈이다.
복지부의 입장은 흡연자가 담뱃값을 더 내지 않으면 담배를 끊든 말든 정부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달 11일 금연종합대책을 발표한 이후, 정부는 줄곧 담뱃세 인상은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라고 밝혀왔다. 서민증세, 꼼수증세라는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세수는 늘지만, 증세가 아닌' 논리는 이렇다. 담뱃세 인상으로 분명 세수가 늘어나지만, 금연 활동 치료나 금연캠페인 등 '국민 건강'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증세는 아니라는 것이다.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은 담배 한 갑 당 354원에서 841원으로 오른다. 이로써 약 7700억원의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이 추가로 확보된다.
정부는 이 금액을 모두 금연 정책에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2000억원은 금연치료제 보험 적용에, 3000억원은 흡연 질환 조기진단과 치료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약 100만 명의 흡연자가 혜택을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이 같은 혜택은 담뱃세 인상 없이는 불가능하다. 복지부의 '흥정'이 성공할 경우다. 복지부는 담뱃세를 올려야 한다는 당위성을 높이기 위해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삼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담뱃값 인상이 증세가 아니라는 논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국민 건강을 위해 증세를 하겠다는 정부가, 국민 건강을 두고 흥정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스스로 국민 건강을 위해 정책을 시행한다는 신뢰를 얻을 필요가 있다. 이는 담뱃값 인상이 국민의 공감을 얻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정부가 국민 건강을 위한다는 진정성을 증명할 방법은 있다. 담뱃세 인상 여부와 상관없이 금연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담뱃세 인상을 위한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기 위한 복지부의 '강수'가 '악수'가 되진 않을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