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은, 성장률·물가상승률 또 내린다..성장률 2%대?

[단독]한은, 성장률·물가상승률 또 내린다..성장률 2%대?

유엄식 기자
2015.06.10 06:20

수출부진 및 저물가 장기화 고려해 7월 경제전망서 수정할 듯…금통위 내부서 ‘물가전망’ 하향 조정 의견제기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을 또 다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그나마 믿었던 내수경기 회복세도 이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크게 악화된 것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저유가 여파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연속 0%대 중반대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물가 전망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한은은 지난 4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3.1%,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9%로 예상했다. 이는 1월 전망치보다 각각 0.3%포인트(p), 1%p 낮춘 것이다. 만약 이번에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경우 올해 사실상 ‘2%대 성장, 0%대 물가’ 전망이 가시화 될 수 있다는 평가다.

◇ 물가·성장률 하향조정 배경은=9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11일 예정된 6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10일 동향점검회의에서 지난 4월부터 6월초까지 수출입, 물가, 고용 등 경제지표가 금통위원들에게 보고된다. 특히 여기에는 보고시점 당시를 기준으로 수정된 올해 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전망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7월 공식 발표될 내용에 앞서 6월 초까지 입수된 경제지표를 근거로 한 성장과 물가경로가 업데이트된 형식으로 금통위원들에게 보고된다는 얘기다.

한은 측은 이와 관련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수출부진과 유가하락에 따른 저물가를 고려할 때 당초 전망을 하회하는 수정치가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423억92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0.9% 감소했다. 수출이 두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8월(-20.9%) 이후 5년9개월 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거듭된 수출부진이 올해 성장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5월 26일 경제동향간담회에서 “내수는 완만하지만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수출은 부진하다”며 “4월에 본 성장경로 상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5월 금통위 직후 “전망과 지표가 예상경로에 부합된다”는 견해를 밝힌지 불과 열흘만에 다른 의견을 낸 것이다. 이는 5월 금통위 직전 명확하지 않았던 5월 수출지표를 감안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물가전망도 더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의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0.9%인데 올해 1~5월 평균 물가상승률은 0.5%(전월대비기준)에 그쳤다. 하반기 유가상승을 감안하더라도 물가 전망을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금통위 내부에서 제기된 상태다.

지난 4~5월 두달 연속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낸 하성근 금통위원은 “최근 저물가는 공급측 요인이 주도하고 있지만 수요측 요인도 일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 시점의 물가동향을 종합해보면 올해 물가상승 전망을 하향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 한은, '돌발악재' 메르스 경제적 영향도 주시=한은 금통위는 이번 동향점검회의에서 최근 발생된 메르스와 관련된 경제적 영향도 논의에 포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은 관계자는 “메르스가 내수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금통위도 이와 관련된 경기영향을 주의 깊게 확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외 기관들은 이미 메르스가 내수경기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이번 메르스 사태가 지역사회 3차 감염으로 확대되지 않더라도 적어도 1분기 이상은 내수부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수와 직결된 서비스업과 자영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메르스 사태가 한달간 진행되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15%p, 석달 이상 진행되면 0.8%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르스 사태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따라 한은이 7월 공식 발표할 성장률 수정전망의 폭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다. 상징성을 고려해 3.0%로 ‘3%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메르스가 내수에 예상보다 큰 타격을 준다면 2%대로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하는 방안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물가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것은 향후 통화정책 과정에서 중요한 바로미터가 되는 만큼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공식적으로 낮출 경우 향후 경기부양 차원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수 있어서다. 한은 내부적으로 최근 금리인하로 폭증하는 가계부채를 걱정하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런 예상에 힘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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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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