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견직이라도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를 달라는 어려운 분들의 절박한 요구에 가슴이 미어진다.”
지난 23일 정부세종청사.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근로기준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파견법 등 노동개혁 4개 법안의 2월 임시국회 통과를 호소하던 이 장관은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중간중간에 감정에 북받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 결국 눈물을 내비쳤다. 고용정책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으로서의 안타까움, 좌절감이 한 데 섞인 눈물이었다.
우리나라의 고용 현실은 녹녹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15∼29세) 실업률은 9.5%로 1월 기준으로 16년 만에 최대치였다. 전체 실업률도 지표로는 3.7%이지만 체감실업률은 11.6%에 이른다. 사실상의 실업자가 100만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문제는 저성장과 정년 60세 시행 등으로 고용시장의 한파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고 이는 제대로 된 일자리의 공급부족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이 장관의 절실함은 여기에 비롯된다. 고용시장에 그나마 ‘숨통’을 틔워줄 노동개혁 입법이 지연되면 지금의 고용구조가 고착화되고 격차가 더 확대된다.
하지만 노동계와 야당은 파견법 개정으로 500만명이 파견근로자로 내몰릴 수 있는 ‘공포’를 조장하며 반대를 위한 반대에 나서고 있다. 현재 32개 파견허용 업무의 임금근로자는 470만명. 이 가운데 파견근로자는 6만3000명(1.33%) 수준이다. 노동계와 야당의 주장대로라면 파견허용 업무의 임금근로자가 전원 파견근로자로 전락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이 장관이 노동개혁 입법을 읍소한 23일부터 국회에서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시작한 2월 임시국회를 무력화하기 위해 필러버스터를 벌인 야당의원들의 눈물이 이어졌다.
그러나 모든 ‘공’을 쥔 정치권이 진영논리에 계속 갇혀 있는 동안 국민의 피눈물은 계속 될 것이다. 정치권은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노동개혁 입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경제활성화 입법에 즉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