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 발목 잡힌 한은, 역대 최장 금리동결

'北리스크' 발목 잡힌 한은, 역대 최장 금리동결

유엄식 기자, 권혜민 기자
2017.10.19 09:59

(종합)10월 금통위 1.25% 기준금리 동결… 이주열 총재, 연내 금리인상 신호 보낼지 주목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금리인상 시기를 저울질 중인 한국은행이 고심 끝에 1.25% 기준금리를 일단 유지했다. 최근 불거진 북한 리스크가 향후 경기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에서다.

한은은 19일 오전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현행 1.25%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시장 전망에 부합된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시장 관계자 100명을 대상으로 10월 금통위 전망을 문의한 결과 모두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한은이 6월 이후 지속적인 금리인상 시그널을 보냈지만 대내외 경제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 중심에는 북한의 잇단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자리잡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지난 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 회복세를 확신할만한 단계에서 북한 리스크가 커져 그에 따른 불확실성을 좀 지켜봐야 한다”고 밝힌 점도 이런 까닭이다.

북한 리스크가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을 부추길 경우, 국내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금리인상을 하면 부정적 효과가 우려된다는 지적은 이미 금통위 내부에서도 나왔다.

지난 8월 금통위에서 “우리도 선진국처럼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의견을 밝힌 금통위원도 “다만 지금처럼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증하는 가운데 (정책기조를) 변경해야 할 만큼 시급한 상황은 아니다”라는 신중론을 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째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졌다. 한은이 독자적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한 1999년 이후 직전까지 가장 오랜 기간 금리를 묶은 기간은 16개월(2009년 2월~2010년 6월)인데 이와 같은 수준이다.

올해 남은 마지막 금통위(11월 30일 예정)에서 또 금리동결을 하면 최장기 금리동결 기록이 바뀌게 된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인상 시기다. 연내에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아직 많지만 이날 이 총재 기자회견과 한은 수정 경제전망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만약 이 총재가 북한 리스크에도 금융시장이 안정세라고 평가하고, 향후 성장 흐름이 개선될 것이란 견해를 밝힌다면 연내 금리인상 신호가 더 강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경기판단 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어떻게 조정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많다. 한은이 지난 7월 예상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인데 10월 전망에서 2.9% 또는 3.0%로 더 높일 경우 올해 11월 금리인상 전망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한은이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할 경우 4월(2.5%→2.6%), 7월(2.6%→2.8%)에 이어 3회 연속이다. 이는 연간 4회 경제전망을 시작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경기회복세가 강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총재는 앞서 금리인상 조건에 대해 “잠재성장률을 꾸준히 웃도는 성장세와 물가상승률이 중기 목표제에 안착할 경우”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은이 예측한 2016~2020년 잠재성장률은 2.8~2.9%이며, 2016~2018년 중기 물가안정목표제는 2%다.

이 총재가 최근 “현재 물가수준이 낮더라도 금리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올해와 내년 성장세가 금리인상의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10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 여부도 관심이 모인다. 금통위는 지난해 4월 하성근 전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낸 이후 14회 연속 만장일치 결정을 이어왔다.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 것은 2011년 9월이 마지막이다. 이번 회의에서 인상 소수의견이 나온다면 약 6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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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엄식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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