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오는 5월 지급을 목표로 한 최대 100만원의 '코로나19(COVID-19)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기준을 다음 주 내놓는다. 정부는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5월 지급 데드라인을 지키는 동시에 공평하게 지원 대상을 선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70%의 국민들께 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내가 여기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며 "늦어도 다음주에는 이런 내용을 정리해 국민 여러분들께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날 소득 하위 70%인 1400만 가구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가구원 당 지원액은 1인 40만원, 2인 60만원, 3인 80만원, 4인 이상 100만원이다.
하지만 소득 하위 70%를 어떻게 선정하는지 구체적인 기준은 내놓지 않아 혼란이 가중됐다. 정부는 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 이날 △단기간 내 실행 △합리적인 경제 수준 및 능력 반영 등 두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속도와 형평성으로 요약되는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자칫 모두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당장 돈이 필요한 곳을 지원하려면 단기간 내 실행은 필수다. 이를 근거로 건강보험료가 소득 하위 70% 선정 기준으로 부각됐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보료는 이미 부과 기준이 설계돼 있어 소득 하위 70%를 신속하게 뽑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보료가 재난지원금 선정 기준이 될 가능성은 낮다. 정부가 제시한 다른 원칙인 합리적인 경제 수준 및 능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어서다.
직장 가입자, 지역 가입자에게 걷는 건보료는 국세청 종합소득 확정신고를 바탕으로 매긴다. 종합소득은 사업소득, 이자소득, 배당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으로 구성된다. 지역 가입자는 소득과 재산을 모두 살펴보나 직장 가입자는 임금을 기준으로 건보료를 책정한다. 직장 가입자의 경우 재산이 많은 고소득층이더라도 소득 하위 70%에 포함될 여지가 있다.
합리적인 경제 수준 및 능력 반영은 근로소득이 없거나 적은 자산가가 지원 받을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 제시됐다. 소득 하위 70%를 선정하면서 부동산, 자동차 등 재산을 얼마나 감안할 지가 관건이다. 현재도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 수급자를 선정할 때 소득인정액 개념을 활용해 재산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재산을 속속 들여다보다가 재난지원금 지급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버스가 떠난 뒤 손 흔드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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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부에서 나온 다른 기준은 중위소득이다. 중위소득은 모든 국민의 소득을 일렬로 세웠을 때 정가운데 있는 소득을 뜻한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소득 하위 70%는 중위소득 150%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4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 150%는 월 712만원이다.
중위소득 역시 재산을 모두 다루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중위소득은 경상소득을 기준으로 한다. 경상소득은 용돈, 복권 당첨금 같이 비정기적으로 발생하는 비경상소득을 제외한 모든 소득이다. 국세청에 신고하는 종합소득에서 기타소득을 제외한 개념과 유사하다. 경상소득에 부동산 임대수익은 포함되지만 재산인 부동산 자체는 담아내지 못한다.
김강립 제1총괄조정관은 "단기간 내 실행과 합리적인 경제수준 및 능력 반영은 어떻게 보면 한꺼번에 조화시키기 어려운 가치일 수 있다"며 "두 가지 기준을 갖고 관계부처, 전문가와 의견을 모으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