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 文정부 증세 시즌 3 ③

‘한국 국민은 세금을 더 낼 여력이 있을까.’
증세 여부를 판단하려면 정부는 우선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 국가 경제 규모에 견줘 국민이 이미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면 증세는 강한 반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한국의 세금이 무겁지는 않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은 게 현실이다.

조세부담률은 총조세(국세·지방세)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2018년 2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4.9%)보다 5%포인트 가까이 낮다. 2018년 기준으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국(18.2%)보단 높지만 영국(27.1%), 프랑스(30%), 이탈리아(29%) 등보다는 크게 낮다.
증세 여력이 있다는 논리를 뒷받침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한국 조세부담률에 대해 국제적으로 비교할 때 낮은 수준이며, 앞으로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조세부담률이 높아지는 것은 괜찮다”며 “복지 수준이 높아질수록 세금은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총조세와 국민연금·건강보험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더한 금액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국민부담률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8년 한국의 국민부담률은 26.8%로 조세부담률보다 약 7%포인트 높다. 그러나 OECD 회원국 평균(34.3%)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코로나19 발생 전 제안이긴 하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작년 11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국민부담률 상승을 통한 총수입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조세부담률 등을 단순히 숫자로 비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은 소득이 적은 국민에게는 세금을 걷지 않기 때문”이라며 “일정 소득을 넘는 국민, 기업의 조세 부담이 낮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한국의 근로소득세 면세자는 38.9%(2018년 소득 기준)에 달해 미국(30.7%), 일본(15.5%) 등과 비교해 높다.
다만 이런 상황임에도 성 교수는 증세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 대응을 위해 정부 재정지출이 늘고 있으며, 국가부채도 지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부담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며, 앞으로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민부담률이 작년 27.4%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최근 4년(2013~2017년) 동안 OECD 평균 국민부담률은 0.8%포인트 증가에 그쳤지만, 한국은 2.3%포인트나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저출산 고령화, 복지·의료 정책 추진 등 영향으로 국민부담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추 의원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