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그린 뉴딜 성공의 관건, 녹색금융

[기고]그린 뉴딜 성공의 관건, 녹색금융

유제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2020.08.28 05:40

산업화 이전 13.8도이던 지구의 평균기온은 지난해 10월 기준 14.8도로 1도가 올랐다. 이후 오는 2030년에서 2052년 사이 1.5도 상승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위성 관측이 시작된 1979년에서 2012년까지 여름철 북극 해빙 면적도 10년당 평균 9.4~13.6% 줄었다. 지금은 그 녹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한다.

올해 여름에 유럽을 강타한 폭염, 중국 대홍수, 미국 캘리포니아 곳곳의 산불과 데스밸리의 기록적인 54.4도 기온 등 기후위기 징후는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국도 54일간의 역대 최장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큰 피해를 입었다. 환경부와 기상청이 펴낸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 2020’은 앞으로 온열질환, 말라리아, 뎅기열과 각종 병해충이 생기거나 늘 것으로 전망한다. 성장 지상주의를 앞세운 과도한 소비와 생산의 결과다.

기후위기 극복 전략으로 주목받는 것이 ‘유럽의 그린 딜(European Green Deal)’로 대표되는 ‘그린 뉴딜(Green New Deal)’이다. 화석연료에 기반한 사회경제구조를 탈탄소 경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정부도 지난달 14일 '한국형 뉴딜'에 그린 뉴딜을 담아 발표했다.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도시·생활·공간 인프라의 녹색화,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 3대 녹색 분야를 우선 추진한다. 풍력·태양광·수열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전력 생산, 에너지 고효율화, 스마트 환경관리와 분산형 환경 인프라 구축, 건물의 제로에너지화와 리모델링이 시행될 것이다. 이에 필요한 다양한 환경 기술의 개발과 국산화, 기술을 현장에 적용할 녹색산업의 성장, 공공과 민간의 친환경생활은 그린 뉴딜의 성공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그린 뉴딜은 경제체질 전환을 이끌어 내는 인프라 사업으로, 당장은 국가재정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국가재정은 녹색전환의 마중물이다. 재정만으로는 원하는 성과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전환의 촉진과 마무리는 시장에 달렸다. 세계적 석학 제러미 리프킨이 저서 ‘글로벌 그린뉴딜’에서 시장 영향력에 주목한 이유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녹색금융이다. 장기 재원 조달을 위해 시중 자금의 흐름을 바꿔야 한다.

우선 기후변화의 물리적·이행 리스크를 진단하고, 경제와 금융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야 한다. 특정한 경제활동이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에 기여하는지, 수자원 보호와 순환경제, 생태계 등에 악영향이 없는지 등을 명확히 하는 녹색분류체계 구축도 시급하다.

환경·에너지 분야의 조세와 보조금 및 산업구조 개편, 투자금의 안정적 조달과 민간자본 유입을 촉진할 그린펀드 조성 등 투자유인 개편도 이어져야 한다. 투자 결정에서 환경성을 고려하기 위한 환경책임투자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기업의 환경관리 목표와 성과 및 녹색경영 관련 정보의 공개와 공시도 확대해야 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지난 5월 환경부와 함께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TCFD)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이 준비하고 있는 녹색금융체계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인데, 국내 정부기관 가운데 처음이다.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의 지원기관으로도 가입했다. 지속가능성과 환경 가치를 중요시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했다. 그린 뉴딜이 성공하는 길은 녹색금융과 함께 가는 길이다. 지구가 더 이상 뜨거워지는 것을 막고, 모든 지구 생명체가 함께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지속하는 길이다.

유제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사진제공=한국환경산업기술원
유제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사진제공=한국환경산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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