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줄어도 가계빚은 5.4조↑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5조원 넘게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달보다 축소됐다.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받으면서 '빚투'를 위한 신용대출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6년 7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94조8000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지난 5월 6조9000억원에서 6월 7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가 7월 들어 2조2000억원 줄었다. 다만 지난해 7월 증가액인 2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7월에는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증가 폭이 축소됐지만, 가계대출 증가세는 여전히 예년 수준을 웃돌고 있어 경계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며 "최근 주택시장 상황과 부동산 관련 정책 변화가 향후 대출 수요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 8월 이후 흐름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대비 3조4000억원 늘어난 94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6월 4조3000억원보다 9000억원 축소됐다. 지난 4~5월 수도권 주택거래 증가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이어졌지만 전세거래 감소세가 지속되고 2분기 분양물량에 대한 중도금 납부 수요도 둔화한 영향이다.
전세자금대출은 지난 5월 6000억원, 6월 7000억원 감소한 데 이어 7월에도 8000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5월 3조7000억원, 6월 3조3000억원에서 두 달 연속 축소됐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증시 조정으로 개인의 주식 투자 수요가 급격히 둔화하면서 '빚투' 증가세가 한풀 꺾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 5월 42조6000억원에서 6월 52조원으로 늘었지만 7월에는 3조4000억원으로 급감했다.
코스피는 인공지능(AI) 산업 관련 우려와 중동 정세 불확실성, 외국인의 순매도 지속 등의 영향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코스피는 6월 말 8476에서 7월 말 6595로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은 주식투자가 늘어나면서 신용대출 수요와 함께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주가가 큰 폭으로 조정되면서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며 "아직 예년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주식시장이 안정되면 기타대출도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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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은행 기업대출은 전월보다 7조7000억원 늘어난 142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은 6월 5조1000억원보다 확대됐다.
대기업대출은 회사채 상환을 위한 운전자금 수요가 이어지고 전월 분기 말에 일시 상환됐던 대출이 다시 취급되면서 3조8000억원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도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일부 은행의 대출 영업 확대 등의 영향으로 3조9000억원 늘었다.
기업의 직접금융시장 조달은 부진했다. 회사채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과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1조9000억원 순상환됐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는 분기 말 일시 상환분이 다시 발행되면서 4조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은행 수신은 30조원 감소했다.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일시적으로 예치됐던 기업자금이 빠져나가고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까지 겹치면서 수시입출식예금이 80조8000억원 급감했다.
반면 정기예금은 은행의 대출재원 확보와 규제비율 관리, 일부 대기업의 여유자금 예치 등에 힘입어 42조3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42조8000억원 줄었다. 주가 하락의 영향으로 주식형펀드 잔액이 56조2000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만 평가액 변동을 제외한 주식형펀드 신규자금은 11조4000억원 순유입됐다. MMF에는 분기 말 빠져나갔던 법인자금이 돌아오면서 27조2000억원이 유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