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썰록]
"0.4% 증가 vs 0.7% 감소"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 통계의 두 가지 결론입니다. 이번 발표부터 1인가구와 농림어가 소득·지출이 통계에 들어간 결과죠.
지난해 4분기 통계까지는 2인 이상·비농림어가 기준으로 통계가 발표됐습니다. '가구'라고 하면 부부와 자녀 등 2명 이상 구성원이 일반적이던 시절에 만든 기준이기 때문입니다. '나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전체의 30%를 넘어서 통계에 포함시켰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1인 가구가 포함되면서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우선 가구의 월평균 소득이 438만4000원으로 집계됐습니다. 2020년 1분기에 비해 1만6000원, 0.4% 증가했습니다. 이전 기준인 2인 이상 가구 월평균 소득은 532만원입니다. 전년 동기 535만8000원에 비해 0.7% 감소입니다. 기준만 바뀌었는데 이전 방식이었다면 1분기 기준 첫 감소였던 가구 월평균 소득이 증가한 셈입니다.
이는 저소득층과 고령층이 많은 1인 가구의 특성 탓입니다. 1인 가구라고 하면 미디어에 나오는 화려한 2030을 떠올리기 좋지만 60대 이상 가구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게 현실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연령별 1인가구 비중은 20대가 18.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30대 16.8% △40대 14.2% △50대 16.3% △60대 15.2% △70대 11.3% △80세 이상 7.1% 입니다. 은퇴 이후 세대가 몰려 있는 60대 이상 1인 가구 비중이 33.6%에 달합니다.
소득을 살펴보면 2018년 기준 1인 가구 연소득은 2116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36.3% 수준입니다. 연소득 3000만원 미만 1인 가구는 78.1%, 10가구 중 8가구에 해당합니다. 이 중 1000만원 미만 소득 1인가구도 33.9%에 달합니다.
전체 가구에 비해 저소득층이 많은 1인 가구가 포함됐는데 가구 소득이 전년 대비 늘어나는 이유는 공적 이전소득 의 영향입니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재난지원금이나 나라가 보장하는 국민연금, 노인수당 등이 포함되는 영역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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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기준으로도 1인 가구 소득 중 이전소득 비중은 22.2%로 전체 가구 8.4%의 2.6배 수준입니다. 올해 1분기 이전 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1인 가구 소득에서 정부의 공적 보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커졌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바꿔 말하면 공적 이전소득 영향이 큰 1인 가구 소득이 통계에 포함되면서 마이너스였던 가구소득이 플러스로 바뀐 셈입니다.
소득분배지표인 5분위 배율을 봐도 공적 이전 효과가 나타납니다. 5분위 배율은 소득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을 하위 20%인 1분위 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이 값이 커질 수록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뜻입니다.
1분기 1인 가구 포함 기준 5분위 배율은 6.3배 입니다. 2020년 1분기 6.89배에 비해 0.59배 포인트 줄었습니다. 2인 이상 가구 기준의 5분위 배율은 같은 기간 0.41배 포인트 줄어든 5.2배 입니다. 저소득층이 많은 1인 가구가 통계에 포함되면서 5분위 배율이 5.2배에서 6.3배로 늘어났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두 기준 모두에서 양극화 문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는 이 점을 강조합니다. 3차 재난지원금과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확장재정이 역할을 한 덕에 가구 월평균 소득이 증가하고 소득 분배지표도 개선됐다는 얘기입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통계 기준 변경 시점에서 과거 2인 이상 가구 기준에 대한 설명은 한마디도 안했다는 점입니다.
통계의 연속성을 고려하면 기존 기준을 바탕으로 한 엄격한 평가도 필요할텐데, '1분기 기준으로 처음 가구 소득이 줄어들었다'는 냉정한 평가가 달갑진 않았을까요. 지난해 이미 기준 변경을 예고하고도 통계 해석에 혼란이 오는 것을 보면 정부 스스로 냉정한 평가를 내린 뒤 성과를 강조했으면 더 좋았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