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주말 집회도 비판…'MZ세대' 노조는 달랐다

민노총 주말 집회도 비판…'MZ세대' 노조는 달랐다

이창명 기자
2021.07.05 15:15

[MT리포트]민주노총·한국노총 거부하는 MZ세대①

[편집자주] MZ세대가 노동운동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MZ세대들은 투쟁 중심의 기존 노조를 거부하는 대신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경제적 처우 개선에 주력하며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위단체 가입보다 독자적으로 운영되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MZ세대의 노조. 노동운동에 새바람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이건우 현대자동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 위원장 29세.

유준환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노조 위원장 31세.

김한엽 금호타이어 사무직노조 위원장 34세.

박재민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 노조위원장 33세.

최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사무 연구직 노조 대표자들의 프로필이다. 이들은 올해 초 주요 대기업 사무·연구직 노조를 별도로 설립해 이끌고 있다. 이들은 노조 설립과 동시에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에 참여하고 있어 노동계에서도 예의주시한다. 무엇보다 입사 5년차 내외 사무·연구직 직장인들이 중심에 선 노동운동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경사노위도 이들을 공식적으로 'MZ세대(Millennials and Gen Z, 1980년 이후~2000년대초 출생한 20~30대) 노조' 라고 언급했다.

MZ세대 노조를 이끄는 이들의 특징은 우선 이번 노조설립 이전까지 적극적으로 사회적 목소리를 내본 경험이 없다는 점이다. 이들과 함께 경사노위 대화에 참여한 손보영 노무사(대상 노무법인)는 "지금까지 기성세대의 노동운동은 대학교에 다니면서 경험한 학생운동이 노동운동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측면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MZ세대의 노동운동을 이끄는 이들은 이런 학생운동 경험이 없다"고 말했다.

손 노무사는 "청년 사무·연구직 노조 대표들을 보면 대부분 직장에 다니기 전까지 자유롭고 평범한 생활을 해왔다"며 "그런데 막상 사회생활을 해보니 자신들이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공정함이나 합리적인 기준이 현실과 간극이 크다는 점을 느끼고 노동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생산직 노조 중심의 노동운동에 비판적인 점도 이들의 특징이다. 입사 4년차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유준환 위원장은 "LG전자 내부에선 그간 사무·연구직들이 쌓여왔던 불만들이 많았다"며 "생산직 노조 중심으로만 목소리가 나오다보니 그 누구도 사무·연구직을 대변해줄 수가 없었고, 그만큼 생산직 노조와 사무직 사이에 불신이 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김한엽 위원장은 "사무직들 사이에 생산직 조합원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가란 의문이 있다"면서 "생산직 노조가 자신들의 조합원을 보호하는 수준으로 사무·연구직까지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생산직 노조가 사무직 목소리 내주기 어려워"…높은 사회적 비용 감내하는 노조운동에 회의적

실제로 지난달 25일 경사노위 간담회에서 문성현 경사노위위원장을 만난 청년 사무·연구직 대표들은 생산직과의 역차별 문제를 거론했다. 이들은 "현재 사무·연구직은 생산직에 비해 임금과 근로조건에서 홀대를 받고 있다"며 "사무·연구직은 기업의 고용전략에 따라 40대 초중반에 퇴사한다. 구조적으로 청년이 노조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같은 상급단체 가입에 소극적인 점도 이번 MZ세대 노동운동에서 나타난 특징으로 꼽힌다. 김 위원장은 "금호타이어 생산직 노조의 경우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이지만 지회가 우리를 보호해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창구부터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며 "상급단체 가입 가능성 자체를 닫아두진 않았지만 현재로선 우리와 회사에 모두 이익이 되는 사안에 대한 문제 논의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주말 민주노총의 기습집회에 대해서도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운 집회"라고 비판했다.

유 위원장도 "민노총이나 한노총 등 현재 상위단체 가입에 대해선 현재 깊게 논의하지 않고 있고, 가입한다 하더라도 한노총이나 민노총이 아닌 제3의 상위단체일 수 있다"며 "우리 노조는 노사간 건전한 관계를 이어갈 대화창구를 만들자는 취지이지, 쟁의나 투쟁으로 경영진에 타격을 주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투쟁적 노동운동에 대해서도 거리를 둔다. 사무·연구직 노조 대표들은 경사노위에서 "현시점에서 높은 사회적 비용을 감내해야 하는 전투적 노조운동이 과연 합리적인지 회의적"이라며 "노조운동의 패러다임이 이제 바뀔 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경사노위 관계자는 "MZ세대의 노동운동이 기존의 노동운동과 다른 지향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새로운 노동운동이 노노 갈등으로 이어지기보다 경제와 사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다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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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명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이창명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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