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썰록]

"부를 6개로 쪼갠다고 하던데요."
"기능을 나눈다 한들 달라질까요."
"인사 적체 해소에는 그게 더 나을수도…"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기획재정부가 다시 한번 조직개편설의 도마에 올랐다. 과거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 시절처럼 둘로 나누는 것부터 금융위원회 등 다른 부처에 기능을 옮기는 것까지, 2008년 예산처-재경부 통합 이후 거대해진 조직과 권한을 나눠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면서다. 새 정부 출범 때마다 '수술대상' 1순위 후보로 거론되는 기재부 소속 공무원들은 이번에도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풍문에 관심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기재부 수술론의 최전선에 있는 인물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다. 이 후보가 직접 기재부의 개편 방식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경기지사 재임 당시 기본소득 개념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광역버스 국비 분담 등 크고 작은 재정 정책에서 기재부와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권후보로 확정되기 전 내건 국토보유세 신설 공약에 대해서도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민공감대가 우선"이라며 유보적 입장을 내놨다.
이 후보는 기재부로의 권한 집중을 비판하며 거친 발언을 서슴지 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와 공개석상에서 "대한민국이 기재부의 나라냐"라고 수차례 언급했고, 지난달 '을(乙) 권리보장' 공약 발표 기자간담회에선 지역화폐 예산 삭감을 두고 "기재부가 예산편성권을 갖고 지나치게 오만하고 강압적이다"라고 직격했다. 이 후보는 또 홍남기 부총리를 두고 "경제 현실을 너무 몰라 안타깝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 후보 캠프에선 집권 시 기재부 개편 방안에 대한 밑그림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의 싱크탱크인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성공포럼)은 지난 29일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정부 조직개편 청사진을 제시했다.
발제자로 나선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예산과 재정을 한손에 움켜쥐고 있는 기재부와 경제부총리의 권한을 줄여야한다"며 "예산처는 책임총리 직속으로 둬야 한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있는 예산편성권을 분리해 총리 권한으로 넘긴다는 구상이다. 일각에선 예산실뿐만 아니라 국제금융국, 정책조정국 등 부서를 다른 부처로 옮기는 구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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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들은 "공식적인 의견을 내긴 부적절하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술렁이는 분위기를 전했다. 대권의 향방이 정해지지 않은 데다 이재명 캠프의 공약도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긴 어렵다는 얘기다. 다만 그동안 기재부가 정부의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로서 예산낭비와 선심성 정책 남발의 견제자 역할을 수행했음에도 정부의 '적대세력'인양 수술대상으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볼멘 목소리도 나온다. 또 차기 정부에서 조직개편을 진행한다면 현재 기재부가 안고 있는 인사적체 등 문제점도 함께 다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기재부의 한 중간관리자급 직원은 "어느 한쪽이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예산의 효율성과 정책 필요성을 고려해 견제하는 게 기재부 본연의 역할"이라며 "기재부를 마치 '가상의 적'처럼 취급한 뒤 부처를 개혁하자는 정치권의 주장은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