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바 '먹통' 사태로 소비자·자영업자 등에게 피해를 끼친 카카오의 서비스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용약관 점검에 나섰다.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 사태에도 손실을 보상하지 않는다는 조항 등이 불공정약관에 해당하는지가 주된 검토 대상이다.
18일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카카오비즈니스 등 카카오 계열 서비스들의 이용약관에 대해 본격적인 심사가 필요한지 살펴보고 있다. 약관 심사는 약관조항의 불공정성을 따져 필요할 경우 사업자에 특정 약관조항을 삭제 또는 수정하도록 조치하는 것을 가리킨다.
공정위 관계자는 "카카오 서비스 중단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 민원을 종합해 피해 유형과 조사 필요성 등을 따질 것"이라며 "카카오 서비스들과 관련된 약관조항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가 카카오의 서비스 약관 조항 가운데 주안점을 두고 검토하는 것은 '서비스 중단', '손해배상' 관련 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화재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카카오는 서비스 이용약관을 통해 이러한 상황을 '불가항력 사유'로 분류하고, 서비스 중단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의 피해 보상 여부와 무관하게 애초에 이러한 조항이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규제법)'상 적법한지 따져보고 있다.
특히 공정위는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예약, 광고, 고객 상담 등에 활용하고 있는 '카카오비즈니스'의 이용약관을 살펴보고 있다. 해당 약관에는 서비스 중단 관련 조항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회사는 컴퓨터 등 정보통신설비의 보수점검, 교체, 고장, 통신두절 등 불가항력적 사유가 발생한 경우 카카오비즈니스 제공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다 △회사는 사업적 판단에 따라 카카오비즈니스의 일부 또는 전부 중단을 결정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회원이 서비스 이용에 따라 기대하는 이익에 대한 손실을 보상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 약관 조항에 따르면 카카오는 서비스 중단 시에도 회원의 손해에 대해 책임지지 않을 수 있다.
카카오비즈니스의 손해배상 관련 약관 조항에도 △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의 상태에서 발생한 손해 △카카오비즈니스에 접속 또는 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개인적인 손해 등에 대해선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이 밖에도 당국은 △이용 제한 △책임 제한 등과 관련된 약관 조항 전반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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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 법률전문가는 "약관은 고객의 계약상 권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면서 "조항에 그 책임을 회피하는 사유를 규정하더라도 불가피한 경우로 한정돼야 할 뿐만 아니라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가 카카오 서비스 약관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할 경우 현장 조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공정위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들의 약관을 심사하던 중 대대적인 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일부 거래소는 약관상 '서버 점검이나 통신 장애로 인한 하자 등 피해에 대해선 회사의 책임이 없다'고 명시했는데, 당국은 실제 시스템 과부하 발생 가능성, 통신 안정성, 거래소의 보안 기반 등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