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나비효과...공정위 '플랫폼 전담조직' 생길까[세종썰록]

'카카오 먹통' 나비효과...공정위 '플랫폼 전담조직' 생길까[세종썰록]

세종=유선일 기자
2022.10.21 06:14
[편집자주] [세종썰록]은 머니투데이 기자들이 일반 기사로 다루기 어려운 세종시 관가의 뒷이야기들, 정책의 숨은 의미를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2022.10.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2022.10.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 정부 출범 후 '홀대론'까지 나왔던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른바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며 공정위의 역할을 직접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 공정위는 전면적 조직개편을 추진 중인데 이번 기회에 국 또는 과 단위의 '플랫폼 조사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위상을 제고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

새 정부 첫 공정위원장인 한기정 위원장이 임명된 것은 정부 출범 4개월여 만인 지난 9월이었다. 문재인 정부가 2017년 5월 출범 후 첫 장관급 인사로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해 6월 위원장 임기가 시작된 것과 대비된다. 김상조 당시 공정위원장은 취임 약 3개월 만에 대기업 조사를 전담하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하며 조직을 키웠다. 반면 새 정부는 지난달 기업집단국 산하 5개 부서(과) 중 1개(지주회사과)를 폐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난 정부 때에는 중앙부처 중에서도 공정위가 유독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완전히 반대 상황"이라며 "지난 3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공정위 과장급 직원 1명만 파견받을 때부터 홀대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카카오 먹통 사태를 계기로 윤 대통령이 플랫폼 독과점 문제를 지적하면서 공정위 역할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장애를 겪었다. 윤 대통령은 17일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독점이나 심한 과점에서 시장이 왜곡되거나 더구나 이게 국가 기반 인프라가 되면 국민의 이익을 위해 제도적으로 국가가 필요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공정위가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0.20.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0.20.

윤 대통령 발언 이후 공정위는 더욱 바빠졌다. 종전까진 새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원칙 때문에 플랫폼 기업 조사·규제가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올해 1월 행정예고 후 9개월 동안 사실상 묵혀뒀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심사지침'의 제정 작업에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해당 심사지침은 플랫폼 기업의 위법성을 명확히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다.

공정위는 플랫폼 기업의 문어발식 M&A(인수·합병)를 막기 위한 기업결합 심사기준 개정에도 속도를 낸다. 지난 4월 제재 절차에 착수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콜(호출) 몰아주기' 혐의 사건은 조만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차단'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위 내에선 차제에 플랫폼 조사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공정위는 윤 대통령 지시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이런 방안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문재인 정부 때에도 플랫폼 산업의 급성장을 고려해 관련 조직 신설 방안을 내부적으로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플랫폼 관련 사건은 공정위 시장감시국이 맡고 있다. 그러나 시장감시국은 제조·서비스 분야 전반에 대한 불공정거래 감시·제재를 맡고 있어 플랫폼 문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ICT(정보통신기술)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특정 사건 발생 시 한시적으로 구성되는 TF(태스크포스) 형태라 역할에 한계가 있다.

새 정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플랫폼 자율규제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정위가 플랫폼 조사 전담조직 신설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추진 중인 조직개편의 초점은 특정 조직의 신설이 아닌 '조사'와 '정책' 기능의 분리, '심판'의 독립성 강화에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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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일 기자

산업1부에서 자동차, 항공, 물류 등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본어, 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했습니다. 2022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제보는 [email protected]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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