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새마을금고는 어쩌다 이렇게 됐나④

행정안전부가 사상 유례 없는 새마을금고 옥죄기에 나섰다. 개별 금고 실적을 종합해 매년 두 차례 공시한다. 자체 기업대출을 금지하고 설립 출자금 기준도 높인다. 사실상 개별금고의 대출과 설립이 모두 어려워진단 얘기다. 여기에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에 건전성 강화 방안을 추가해 사실상 타 상호금융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행안부는 지난달 31일 전국 1293개 새마을금고에 대한 상반기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개별 금고의 실적을 종합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행안부는 중앙회에 공유되지 않은 개별 금고의 자체 기업대출을 금지하는 파격적인 대책도 내놨다. 지난 6월 기준 기업대출은 111조4000억원에 달했다. 행안부는 이어 금고 설립 기준도 대폭 높여 사실상 2025년 7월 이후엔 새 금고 설립이 현재보다 훨씬 까다로워진다. 구체적인 지역금고의 출자금 기준은 △특별시 및 광역시 10억원 이상 △특별자치시 및 시 6억원 이상 △읍이나 면은 2억원 이상으로 높아진다.
이처럼 깐깐해진 규제는 행안부도 낯설다. 그만큼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감지된다. 특히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등 핵심 간부들의 비리 사건이 알려지면서 새마을금고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차가워졌고, 올해 초부터 발생한 뱅크런(대량예금인출)까지 발생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7월 한 달 간 새마을금고에서 17조원의 자금이 이탈한 사실이 알려진 시점이 변곡점이다. 행안부의 예상보다 뱅크런 규모가 너무 컸던 셈이다. 이제 새마을금고의 자산 규모(6월 기준 290조7000억원)가 300조원에 육박한 만큼 자칫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하지만 행안부의 이같은 수습에 뒷북이란 지적도 만만치 않다. 그간 행안부가 새마을금고에 건전성보단 블라인드펀드 투자 등 대체투자 등으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운영을 권고해왔기 때문이다. 블라인드펀드는 투자금의 용도를 설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가 자금을 모집해 운용하는 펀드여서 투자 결정자의 재량에 따라 수익이나 손실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행안부가 작성한 '2019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정기종합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보면 행안부는 새마을금고에 "2019년도 전체 당기순이익(예상)이 전년 대비 낙관하기 어렵고, 총자산수익률이 3년 연속 3등급으로 저등급"이라고 지적하면서 "채권에 편중된 자산운용력을 다각화해 대체투자 등의 대안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게 "자산증가 추이에 비해 이익은 하향 추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채권자산을 통한 자금운용 비율을 낮추고 대체투자(블라인드 펀드 투자 포함) 비율을 높이는 등 총자산수익률 증가 및 전체 순이익의 향상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 운영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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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의 수익성 확보 권고 이후 새마을금고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도 급증했다. 2019년 1694원이던 PF대출잔액은 2020년 2조8795원, 2021년 9조992억원, 지난해 15조507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금융당국이 타금융업권에 대한 PF대출을 규제한 반면 행안부가 방관한 사이 자금이 새마을금고로 몰린 덕분이란 해석이 붙는다.
올해를 기점으로 새마을금고에 대한 규제는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미 여러가지 대책을 내놨지만 하반기까지 추가 대책을 통해 건전성을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 신협이나 수협과 같은 타 상호금융기관과 비슷한 수준의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