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배드 페어런츠', 이제 국가가 나선다⑤

여성가족부는 이혼 후 양육비를 주지 않는 부모들에 대한 제재 강도를 높이는 한편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등의 대책을 고심해왔다. 그러나 제재조치의 경우 실효성이 높지 않고, 긴급지원 기간도 최대 1년이라 부족하단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14일 여가부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3년까지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받은 한부모 가정의 자녀는 총 3146명이다. 2015년 79명을 시작으로 지난해 953명까지 12배가 늘었다. 지원금 규모도 6200만원에서 15억4700만원으로 증가했다.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은 중위소득 75% 이하이면서 양육비 미지급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 가정을 대상으로 한다. 자녀 1인당 월 20만원, 총 9개월간 이뤄진다.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 1회에 한해 3개월간 지원 기간이 연장된다. 긴급지원이 종료된 뒤엔 국세 체납처분 규정에 따라 해당 양육비를 징수하게 된다.
하지만 지원 기간이 최대 1년인 탓에 경제적 위기가 이어져도 추가로 양육비를 받을 방법이 없는데다 회수율도 낮은 편이다. 양육비 채무자가 경제력이 없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여가부는 2021년 7월부터 법원의 감치명령을 받고도 양육비를 주지 않는 채무자의 명단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어 출국금지와 운전면허 정지 등 강력한 제재 카드도 꺼내 들었다. 그럼에도 지난해말 기준으로 제재조치를 받은 대상자 504명 가운데 양육비를 전부 지급한 경우는 23명(5%), 일부 지급한 채무자는 117명(23%)에 그쳤다. 영향력이 없는 건 아니지만 실효성이 그다지 높지 않단 얘기다.

여가부 관계자는 "2015년 3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설립한 후 접수된 사건 중 양육비 이행률은 42.8%로 낮은 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아동의 안전한 양육환경 조성을 위해선 안정적인 양육비 지급이 필수적"이라며 "선지급제도가 좋은 대안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도 지난해 6월 독일 출장 때 양육비 선지급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베를린 주의 가족·아동정책 등을 총괄하는 교육·청소년·가족부와 한부모가족협회 베를린 본부 등을 찾아 양육비 선지급제 정책과 운영 현황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당시 김 장관은 "한국의 (한부모 가정) 양육비 이행률은 아쉬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독일에서도 '회수율'은 숙제였다. 선지급금 회수율이 약 17%에 그쳐서다. 여가부가 시행 중인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금도 마찬가지다. 그간 회수율은 총 청구금액 19억5900만원 중 3억100만원으로 15.3% 정도에 불과하다. 여가부는 지난해 긴급지원금 회수율을 높이기 위해 연구용역에 착수해 진행 중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금 회수율 제고 방안을 마련한 후 선지급제도 도입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