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요 창드래곤[기자수첩]

돌아와요 창드래곤[기자수첩]

김주현 기자
2025.02.03 05:4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창용 총재는 왜 그런데요? 진짜 정치할 것 같나요?"

외부 취재원과의 자리에서 한국은행 출입 기자라고 하면 항상 듣는 말이다. '이번에 금리를 내릴까요?'보다 먼저 나오는 질문이 이거다. 한은 직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메뉴다.

주로 '정치 욕심보다 경제에 진심인 것 같다'는 답을 했다. 비교적 '가까이에서 자주' 이 총재의 행보를 지켜봐 온 입장에서 그랬다. 그런데 최근 들어 갸우뚱해진 면이 있다.

이 총재가 직접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도 '의도가 있다'고 바라보는 사람이 적잖다.

이 총재의 최근 발언이나 행보와 무관찮다. 정치인들의 잇단 한은 방문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문제가 된다는 우려가 적잖게 나오지만 이 총재는 개의치 않는다. 여당 의원들을 맞이하기 위해 한은 본관에서 10여분을 기다리면서, 정치인들의 방문이 잦다는 기자들의 말에 "매일 오는 것도 아니다"라며 웃어넘겼다.

물론 이 총재의 거침없는 행보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오는 4월이면 3주년을 맞는 이 총재는 취임 때부터 '시끄러운 한은'을 표방했다. 농산물 수입, 최저임금 차등 적용, 서울 강남에 집중된 사교육 문제까지 논쟁적 문제를 건드렸다. 젊은층에선 '창드래곤'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하지만 사회 문제를 긁어주던 '속시원한 사이다'와 달리 최근 행보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뒷받침해주는 것,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 등이 그렇다. 대외신인도 등을 고려할 때 통화정책 책임자로 할 수 있는 언급일 수 있다.

정치와 경제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게 이 총재의 입장이기도 하다. 실제 이 총재는 "대외신인도 차원에서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발언"이라며 "정치적이라고 해석하면 해석하시는 분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은 상호 간 이해다. 한은 총재로서의 '충심'(衷心)이 경제적 메시지로 힘을 받길 원한다면, 보다 신중하고 정제된 문법을 기대해본다. 특히 평시가 아닌 정치와 사법의 과잉 시대엔 모든 게 정치적 발언으로 오해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는 사실의 영역이 아닌 인식의 영역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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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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