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K엔비디아' 구상…K국부펀드·전략수출금융기금 양날개

이재명표 'K엔비디아' 구상…K국부펀드·전략수출금융기금 양날개

세종=박광범 기자
2025.12.14 06:05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 대도약하는 경제, 신뢰받는 데이터'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국가데이터처 업무보고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의 'K(한국형)-엔비디아' 구상을 실현할 밑그림이 공개됐다. 싱가포르 테마섹, 호주 퓨처펀드를 본뜬 '한국형 국부펀드'와 대규모 해외 수주를 지원하는 '전략수출금융기금' 설립이 핵심이다.

민간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전략 사업에 정부가 마중물 자본을 투입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 일부를 국민과 공유하는 모델이다.

14일 대통령실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한국형 국부펀드'와 '전략수출금융기금' 설립을 추진한다.

새 국부펀드는 한국투자공사(KIC)와 궤를 달리한다. KIC가 외환보유액을 해외 자산에 투자한다면, 한국형 국부펀드는 국내 대규모 전략 사업에 집중한다. 공기업 수익 등을 전 세계 자산에 재투자해 국부를 키우는 싱가포르 테마섹이 모델이다.

재원은 물납주식 등을 활용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껏 물납 주식은 단순 매각에 치중해 왔다"며 "이를 국부펀드 재원으로 활용하면 경영권을 붙여 매각하는 등 다양한 운용 묘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략수출금융기금은 원전, 방산, 에너지 등 대규모 해외 수주 사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개별 기업 차원에서 추진하기 어려운 대규모 해외 수주사업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이 얻은 이익 중 일부를 다시 기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꾀한다.

한국형 국부펀드와 전략수출금융기금은 앞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K-엔비디아' 구상을 현실화하는 도구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관련 기업에 국부펀드나 국민펀드가 공동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고 그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하면 국민의 조세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이 발언을 두고 야당 일각에선 반기업적·반시장적 발상이란 비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는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 속에서 국가의 자금 지원은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 판단한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기존 기관들은 리스크 관리 탓에 공격적인 해외 수주 지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AI, 현대로템 등은 2022년 17조 원 규모의 폴란드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나, 2차 계약을 앞두고 수은의 대출 한도 소진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수은법 개정으로 자본금 한도를 25조 원까지 늘려 급한 불은 껐지만 현재 시스템만으론 글로벌 수주전 대응이 버겁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최지영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수은과 무보 중심으로 (금융지원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대규모 수출·수주) 부분이 커져 갈 것이기 때문에 수은과 무보의 역할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정책금융 비슷하게 더 서포트(지원) 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가 역량을 투입해 얻은 결실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업무보고에서 "국가 재정을 투입해 대규모 사업을 수주해도 혜택이 특정 기업에만 쏠린다"며 "이익 일부를 기금으로 환수해 전국민이나 산업 발전을 위해 쓰자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향후 입법 등을 통해 한국판 국부펀드와 전략수출금융기금 설립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입법 사항이고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공청회도 거쳐야 할 것"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의 의견도 들어 조만간 그 부분을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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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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