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인구위기·지방소멸 등 구조적 이슈… 회색코뿔소 상황"
투명한 컨트롤타워 강조… 관가선 정치권 인사에 술렁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지금 우리 경제가 성장잠재력이 훼손되는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29일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로 사용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 첫 출근길에서 "엄중한 상황에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한 소감은 무거운 책임감이란 말로만은 부족한 것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자는 현 경제상황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퍼펙트스톰(복합위기) 상황"이라며 "고물가와 고환율의 이중고가 민생에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회색코뿔소와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가 걱정하는 5가지 구조적 이슈, 인구위기와 기후위기, 극심한 양극화, 산업과 기술, 지방소멸 문제가 있다"며 "이것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블랙스완이 아니라 이미 모두가 알고 있었고 오랫동안 많은 정보가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관했을 때 치명적인 위협에 빠지게 되는 회색코뿔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바로 이럴 때야말로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서 더 멀리, 더 깊게 보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바로 이런 맥락에서 기획예산처가 태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기획예산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하는 전략기획의 컨트롤타워로서 미래를 향한 걸음을 내딛는 부처"라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에는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며 "국민의 세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되게 하고 그 투자가 다시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전략적 선순환을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또 "권한은 나누고 참여는 넓히며 운영과정은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기획예산처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국회의원 시절부터 재원조달의 현실성과 엄격한 세입추계를 강조한 인물로 앞으로 기획처가 예산 편성 과정에서 사업의 속도와 규모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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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이날 이재명정부의 확장재정 기조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의 말에 "그 이야기를 너무 하고 싶은데 그 이야기만 따로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이 후보자 지명과 관련, 기획재정부 내부는 적잖이 술렁이는 분위기다. 관가에선 "정치권 인사가 올 수 있다는 추측은 있었지만 이혜훈 전 의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과 이 후보자의 역량에 대해선 대체로 긍정적 평가가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보통 장관임명 전에 미리 예상하고 연락처 파악도 하는데 상상도 못한 일"이라며 "내부에서 당일에 연락처를 수소문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약 3주 전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을 받은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최소한의 사전조율은 있던 것으로 보이지만 기재부 내부로는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