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싸운다고 빨리 종결되나…한전·한수원 해결 실마리는?

한국서 싸운다고 빨리 종결되나…한전·한수원 해결 실마리는?

세종=조규희 기자
2026.02.27 17:05
UAE 바라카 원전. (한국전력 제공)
UAE 바라카 원전. (한국전력 제공)

정부가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간의 공사비 대금 분쟁을 국내서 해결하라는 중재안을 내놨다. 구속력이 없는 권고안일뿐더러 여전히 양사의 입장차가 큰 상황이라 국내 분쟁 해결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다.

산업통상부는 27일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신청한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도록 양 기관에 권고했다.

한수원은 한전과 지난 2010년 5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의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을 체결하고 시운전·운영지원시스템 구축 등 역무를 수행했다.

이 과정서 한수원은 발주처인 UAE와 주계약자인 한전의 귀책 사유로 공기가 지연된 바 추가 공사대금을 요구했다. 한전이 발주처로부터 대금을 받기 전이라도 독립 법인 간의 계약에 따라 한수원에 해당 비용을 정산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

양사는 지난한 협의를 이어갔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지난해 5월 한수원은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를 신청했다. 한전과 한수원의 계약서상 분쟁이 발생할 시 영국서 다툰다는 내용 때문이다. 당시 한수원이 밝힌 청구금액은 약 11억달러(약1조5800억원)다.

이후 내부 집안 싸움을 국외로 가져간 데 대한 국민적 공분과 양 기관을 조율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론도 대두됐다.

이번 중재안은 이에 대한 정부의 해법으로 볼 수 있으나 이해당사자를 포함해 관련 부처도 모두 만족하지 못한다.

국제 분쟁을 국내로 들어오면서 정부가 내건 기대효과는 비용절감과 해외 정보 유출 방지다. 민감한 원전 정보의 보안성이 더욱 커진 게 사실이나 비용과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 것이란 예측은 어디까지나 '기대감'이다.

조 단위의 분쟁 조정사안인만큼 법적 다툼의 기간이 길어질 수록 법적 비용도 증가한다. 정부는 영국이 아닌 한국에서 진행하는 만큼 비용이 줄어들 것이고 양 기간이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열도록 권고한 만큼 중재 시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대척점에 서 있는 두 기관이 협의체를 구성한다한들 지금처럼 결론없는 공방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양 기관이 정부의 중재안을 만족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부처가 산하 기관의 지휘·감독 권한을 가진만큼 양사가 합의에 이를만큼 강력한 행동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산업부 또한 다방면의 접근과 유권해석을 받았다. '한국전력공사법', '원전비리 방지를 위한 원자력발전사업자등의 관리·감독에 관한 법률' 등 정부가 법적으로 할 수 있는 조치 등을 강구했으나 결국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3조를 넘어설 수 없었다.

해당 법 3조는 '정부는 공공기관의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하여 공공기관의 자율적 운영을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부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 '직권남용'에 해당할 수도 있다.

특히 공사비라는 '돈'이 걸려있는 만큼 정부의 조정이 양사의 이익을 저해한다고 시장과 주주가 판단한다면 한전과 한수원은 배임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도 훨씬 더 세게 뭔가를 하고 싶은데 정부의 권한이 산업부의 경우 직제에 있는 원전 수출 사무를 담당한다는 것 말고는 없다"며 "한전법, 원감법 등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운법과 두 기관이 모자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구분돼 있는 구조, 그리고 이 문제에 현실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정부의 근거와 권한 문제 등이 여전히 회색지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로서도)답답하다고 너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곧 임명될 한수원 사장 등이 양 사의 협의 속도를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근본적으로 원전 수출 등에 대한 정부의 지휘·감독 권한을 명확히 하는 법률적 뒷받침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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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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