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기술자료 요구' 효성·효성중공업, 제재 대신 '34억 상생안'

'부당 기술자료 요구' 효성·효성중공업, 제재 대신 '34억 상생안'

세종=박광범 기자
2026.03.04 12:00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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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사업자에 부당하게 기술자료를 요구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던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제재 대신 자진 시정방안을 시행한다. 또 수급사업자의 생산성 향상 및 근로환경 개선 등을 위한 34억원 상당의 상생자금도 지원한다.

공정위는 효성 및 효성중공업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이하 하도급법) 위반 혐의와 관련한 동의의결안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피해 구제 등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공정위는 그동안 효성과 효성중공업이 수급사업자에게 발전 및 동력기기(전동기기) 제조를 위탁한 후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를 요구·사용하는 과정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한 혐의를 조사해왔다. 하도급법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하면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 기술자료를 요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술자료 제공이 가능한 경우라도 비밀유지계약 체결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효성 측은 자진시정안을 통해 기술자료를 사전승인 및 사후검수 목적으로만 활용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기술자료를 요구하거나 제출받은 기술자료와 동일한 도면을 작성·등록·관리하는 행위를 모두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술자료 요구 및 비밀유지계약 체결을 위한 관리시스템을 개선한다. 이를 위해 관리시스템에 기술자료 자가점검기능을 확충하고 표준서식만 사용한다.

특히 수급사업자들로부터 받은 기술자료를 일정 기준에 따라 정기점검 하고 그 보유목적을 다했거나 보유기한이 만료되면 모두 폐기하기로 했다.

아울러 효성 측은 34억3000만원 상당의 수급사업자 상생·협력 지원 방안도 시행하기로 했다.

먼저 이번 기술자료 요구·유용행위 대상이 된 수급사업자에 대해 △노후금형 신규개발 △부품 경량화 △안전등급 획득 △산학협력 지원을 위해 총 11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또 수급사업자들의 근로 환경 및 안전 개선을 위해 23억원의 상생자금을 지원한다. 이 돈은 △품질 및 생산성 향상 관련 설비 구입 △이동식 에어컨 및 휴게시설 설치 △안전설비 구입 등에 쓰일 예정이다.

구성림 공정위 기술유용조사과장은 "이 사건 행위와 관련된 수급사업자 전부의 의견을 청취했는데 전원이 동의의결안에 크게 만족했고 제재보다는 실질적인 지원이 담긴 동의의결로 처리해 주길 희망했다"며 "기술유용 행위에 대해 동의의결이 적용된 첫 사례로서 수급사업자들의 이익을 실질적으로 보호·증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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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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