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트럼프 관세까지…'이중고' 통상수장, 방미 성과 거둘까

중동 리스크에 트럼프 관세까지…'이중고' 통상수장, 방미 성과 거둘까

세종=조규희 기자
2026.03.08 16:26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통상 수장들이 나란히 미국을 찾았다. 중동 정세 악화 속에 여전히 매듭짓지 못한 '관세'라는 숙제를 풀기 위해서다.

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대미 통상 현안 협의를 위해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했다.

한미 관세 협상은 우리 경제에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달 초 중동 사태가 격화되기 전까지 대미 투자 이행과 비관세 장벽 해소는 정부가 단기간 내 풀어야 할 최우선 순위로 꼽혀왔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을 만나 관세협상 후속 조치로 미국 측에 약속한 대미투자와 관련해 원자력, 송·배전망 등 에너지 인프라, 공급망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조선 분야를 제외하고 약 2000억 달러(약 297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한 상태다. 한미는 현재 투자 이행의 세부 얼개를 맞추는 단계에 있다.

특히 원전 분야는 이번 투자 협상의 '핵심 승부처'로 보인다. 최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2차 대미 투자 리스트에 웨스팅하우스 원자로 건설 등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를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사태 이후 붕괴됐던 원전 생태계를 재건해 미국의 에너지 안보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원전이 국가 전략 산업인 우리로서도 한국형 원전의 기술력과 투자 가치를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관세 분야 안정성 확보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여 본부장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개최를 통한 이행계획 확정을 논의했다. 특히 최근 미국 내 쿠팡 투자자들이 제기한 '무역법 301조 조사 청원'이 양국 통상 관계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우리 정부의 입장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한국의 대미 투자 입법 지연을 명분으로 2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후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상호관세의 근거인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 활용에 위헌 판결을 내리며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 무역법 122조를 동원해 10%의 글로벌 관세를 되살렸다. 추가적으로 관세율을 15%까지 올리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정부로선 상호관세와 품목 관세를 동시에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대법원 판결이 행정권 남용에 제동을 걸었을 뿐, 자동차나 철강 등 특정산업에 대한 품목 관세 권한까지 무력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이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며 미국과의 관세 예외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우리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주요 통상 현안에 대해 미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안정적인 통상 환경을 구축하고 우리 기업들이 직면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조규희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조규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