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 줄었는데 계란값 올랐다"…이상한 계란값의 비밀

"생산비 줄었는데 계란값 올랐다"…이상한 계란값의 비밀

세종=박광범 기자, 세종=이수현 기자
2026.05.14 15:52

[계란값의 비밀]②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계란 진열대 앞에서 장을 보고 있다. 2026.5.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계란 진열대 앞에서 장을 보고 있다. 2026.5.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계란 한 판(30개) 가격이 7000원을 웃도는 '금(金)계란' 현상의 배경에 계란 생산업계 담합이 있었다는 공정거래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대한산란계협회(이하 산란계협회)가 계란 산지 기준가격을 정해 회원사와 업계에 통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소비자 가격 상승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산란계협회의 기준가격 결정 및 통지를 가격 담합 행위로 본 이유는 2023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생산비가 줄었는데도 계란 기준가격은 오히려 올랐기 때문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자단체가 가격의 가이드라인이나 기준가격 등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를 (구성 사업자에) 제공하는 것은 법 위반 행위"라며 "축산물품질평가원이 몇 년 전부터 직접 계란 실거래 가격을 조사해 공지하고 있는데, 그런 식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최근 시세나 실제 거래되는 가격을 조사해 농가에 알려주는 식으로 정보가 유통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실제 산란계협회 기준가격(특란 30개·수도권 기준)은 2023년 4841원에서 2025년 5296원으로 9.4% 인상된 반면, 같은 기간 원란 생산비는 4060원에서 3856원으로 오히려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일종의 판매마진인 생산비 대비 기준가격 차이는 2023년 781원에 2025년 1440원으로 커졌다. 이 기간 계란 소비자가격은 6491원에서 6792원으로 올랐다.

문재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사업자단체가 독자적으로 (기준가격을) 결정하긴 했지만, 구성사업자들에 영향을 줄 목적으로 결정했다"며 "기준가격이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해 구성사업자들의 자유롭고 독자적인 가격 결정을 제한함으로써 경쟁이 제한된 측면이 있어 가격담합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란이 국민 생활에 밀접한 품목인 점을 고려해 공정위는 산란계협회의 해당 행위를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판단했다.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는 사업자 단체의 최근 예산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한다. 산란계협회의 올해 예산은 약 8억원 수준이다. 중대한 위반 행위로 판단됨에 따라 과징금 부과기준율은 55%가 적용됐다. 여기에 법 위반 행위 기간이 3년을 초과하며 50%가 가산됐고, 조사 과정에서의 협조를 고려해 10%가 감경돼 최종 과징금 수준이 결정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담합에 따른 '가격재결정' 카드는 꺼내지 않았다. 산란계협회가 직접 계란을 파는 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가격재결정 명령에 따른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사건이 사업자단체 주도로 이뤄진 담합이지만, 결과적으로 기준가격에 따라 계란을 판 생산업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문 국장은 "기준가격에 따라 물건을 판 것은 (개별) 사업자로, 이 분야는 담합의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며 "혹시 사업자 간 직접적인 담합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파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란 생산비와 산란계협회 기준가격 비교/그래픽=윤선정
계란 생산비와 산란계협회 기준가격 비교/그래픽=윤선정

계란값 급등 원인을 둘러싼 논란은 법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산란계협회 측이 공정위 제재에 반발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다.

산란계협회 측은 지난해부터 기준가격 고시를 중단했음에도 계란값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계란 가격 상승이 협회의 기준가격 인상 때문이 아니란 입장이다. 이번 조치가 지난해 6월 물가하락 성과를 위한 농림축산식품부의 계란값 인하 요청을 거절한 데 따른 '보복성 조사'라고도 주장한다.

아울러 2019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벌인 뒤 무혐의 결론을 내렸던 공정위가 이번에 결정을 번복한 근거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문 국장은 "(2019년과 비교해) 행위 내용도 동일하지 않았고 행위가 미친 효과도 많이 달랐다"며 "(과거에는) 이미 거래된 가격을 조사해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이 강했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행위는 시장조사를 해 발표했다기 보다 특별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결정해 공표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박광범 기자

.

이수현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이수현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