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 멈추면 회복" 낙관론만… 정부 대응 사실상 '방치'

"외인 매도 멈추면 회복" 낙관론만… 정부 대응 사실상 '방치'

박광범 기자
2026.06.0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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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77조 순매도 원화 급락
1500원대 뉴노멀 불안 확산
지난해와 달리 대응책 미흡
수입물가·원자재 부담 비상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 안착하며 고환율 기조의 '뉴노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이 아닌 것같다"고 할 정도로 원화약세가 지속되지만 외환당국의 대응은 사실상 '방치' 수준에 머물러 있단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외환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원/달러 환율상승의 원인을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에서 찾는다. 5월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20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는데 이 기간에 순매도 규모는 77조6000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454.0원에서 1539.1원(주간거래 종가 기준)으로 뛰었다.

이 대통령 역시 최근 환율이 오른 이유로 리밸런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주가가 단시간에 너무 많이 올라 (외국) 투자펀드 입장에선 대한민국 보유물 비중이 펀드 안에서 너무 커져 버렸다"고 말했다.

보통 글로벌 펀드는 포트폴리오 내 단일종목 비중이 10%를 넘거나 5% 이상인 종목의 합산비중이 40%를 상회하면 리밸런싱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례없는 한국 증시 급등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보유비중이 급격히 상승하자 이를 팔아 달러로 환전하면서 원화가치가 급락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외환당국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들면 원화 값도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만 펼치고 있단 지적이다.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 결과 /그래픽=최헌정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 결과 /그래픽=최헌정

이런 인식은 청와대도 비슷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고환율 지적에 "일시적 현상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역시 최근 자신의 SNS(소셜미디어)에 "오늘의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은 한국경제가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수반되는 성공의 비용"이라고 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던 2024년말 종가(1472.5원)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오른 지난해말 외환당국의 대응과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외환당국은 환율상승의 원인으로 이른바 '서학개미'와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 등을 지목하며 11개의 굵직한 환율대책을 쏟아냈다. '외환안정3법'이란 세제카드를 내놓았고 효과도 확실했다. 세제카드를 발표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23일 1483.6원을 기록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발표일인 24일 1449.8원으로 하루 만에 33.8원 내렸다.

뒤늦게 내놓은 답안지도 미흡하단 지적이다. 그동안 구두개입성 발언만 내놓은 외환당국은 지난 주말 새 원/달러 환율이 1560원선을 돌파하고서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F4회의)를 소집했다. 앞으로 대응의 초점은 투기성 거래 및 시장교란 행위를 억제하는데 맞춰졌다.

하지만 시장의 환율상승 기대를 꺾기엔 턱없이 부족하단 평가가 나온다. 실제 이날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한국은행 국제국장 명의의 공식 구두개입을 내놓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환율 수준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환율이 이 정도로 상승하면 수입물가가 올라가고 그 피해는 취약계층에게 더 크게 돌아간다"며 "수출기업도 수입원가가 오르기 때문에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환율문제에 대해서는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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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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