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화학제품과 반도체, 금융서비스 가격 상승 영향으로 9개월 연속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폭은 한 달 전보다 둔화됐지만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소비자물가로의 전가 압력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6년 5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8.5% 올라 2022년 7월(9.2%) 이후 3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13개월 연속 오른 이후 가장 긴 상승세다.
품목별로 보면 공산품이 화학제품(1.8%)과 1차금속제품(1.4%),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6%) 가격이 오른 영향으로 전월 대비 0.7% 상승했다. 반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3.9%) 가격이 떨어진 영향으로 전월 대비 0.8% 하락했다. 서비스는 금융및보험서비스(8.3%)와 운송서비스(1.8%)가 오르면서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세부 품목별로는 반도체 가격이 강세를 이어가며 D램 가격이 전월 대비 9.5%, 컴퓨터기억장치가 15.2%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D램이 445.4%, 컴퓨터기억장치가 223.2% 급등했다.
서비스 물가 상승에는 주가 상승과 항공 유류할증료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금융및보험서비스 중 위탁매매수수료는 전월 대비 22.2%, 전년 동월 대비 154.5% 뛰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수료율 변동이 없더라도 주가가 오르면 위탁매매수수료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운송서비스에서는 국제항공여객(16.5%)과 항공화물(15.6%)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국제항공여객과 항공화물 가격 상승에 유류할증료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석탄·석유제품은 전월 대비 2.3% 하락했다. 나프타와 솔벤트 등 원유 정제 제품의 공급차질이 5월 들어 완화되면서 가격이 내린 영향이다. 이 팀장은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은 최고가격제가 시행되고 있어 전월 대비 변동이 크지 않았다"며 "나프타와 솔벤트 같은 품목에서 원유·나프타 공급차질이 완화된 영향이 반영됐다"고 말했다.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중간재(1.2%)와 최종재(0.3%)가 올랐지만 원재료가 수입을 중심으로 8.1% 떨어지면서 전체 상승폭을 상쇄했다. 한은은 수입통관 기준 원유에 4월 두바이유 가격 하락분이 약 한 달 시차를 두고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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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국내공급물가지수는 국내 출하분에는 당월 생산자물가가 반영되고 수입물가는 통관 시점 기준으로 조정해 반영된다"며 "5월 생산자물가에서 오른 품목은 1차금속이나 화학제품 같은 중간재가 많았고 농산물은 하락해 최종재 상승폭이 둔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위탁매매수수료도 법인 사용 비중이 큰 중간재로 분류돼 최종재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향후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 최고가격제 결정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이 팀장은 "6월 들어 국제유가가 전월 대비 하락하고 있고 미·이란 종전 합의도 국제유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중동지역 석유시설 복구 속도와 호르무즈 해협 선박 통항이 얼마나 자유로워질지, 내일부터 적용되는 7차 석유최고가격제가 어떻게 결정될지에 따라 국내 가격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을 포함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2%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7% 올라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산품이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와 화학제품 등 수출을 중심으로 오른 영향이 컸다. 수출 물가는 전월 대비 2.3%, 전년 동월 대비 46.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