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글로벌 반도체 경기 호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와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개선 노력을 감안하면 국내 주가가 추세적 하락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반도체 호황에 따른 소득·자산 여건 개선은 물가 상승 압력과 금융불균형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서 "앞으로도 글로벌 반도체 경기는 AI 활용영역 및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로 상당 기간 확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AI 확산으로 연산 수요가 늘고 주요 빅테크가 주도권 선점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는 가운데 높은 공정 난이도로 공급 확대가 제한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한은은 국내 증시에 대해서도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 상향 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정부의 자본시장 제도개선 노력 등을 감안할 때 국내 주가의 추세적 하락 전환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주가는 AI 산업 관련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및 글로벌 자금흐름 변화 등에 영향을 받으며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AI 수익성 우려에 따른 금융시장 조정 및 빅테크의 실물투자 축소, 에너지 병목 등은 하방 리스크로 잠재한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 흐름과 관련해선 "반도체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자산 여건 개선과 투자 확대로 수요 측 물가압력이 점차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는 휘발유 등 석유류 가격은 하락하겠으나 여타 공업제품, 개인서비스 등의 가격은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도 재차 밝혔다. 한은은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 "성장이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상당 기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금융안정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성이 있다"며 "향후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주택시장과 가계부채가 주요 리스크로 거론됐다. 한은은 "최근 수도권 주택시장은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에서 높은 가격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환산 10~15% 수준의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수도권 주택거래량도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장기 평균을 웃도는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가계부채 증가 압력도 확대되고 있는 만큼 주택시장 불안 및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가능성 등 관련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5월 이후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월 8조~9조원대로 확대됐고, 기타대출도 개인의 주식투자 확대 등으로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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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영향이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한은은 "5월 이후 중동 불확실성 지속,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주가 상승에 따른 외국인의 리밸런싱 및 차익실현 목적의 국내주식 대규모 순매도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상승했다"며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 영향이 더해지면서 주요국 통화보다 절하폭이 큰 편"이라고 평가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은 산업적 측면 외에 통화 및 외환정책, 금융안정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잠재 리스크도 고려해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입법안 마련 시 은행권 중심 컨소시엄 우선 발행, 관계기관 간 법정 정책기구 신설 등과 같은 안전장치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