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속도전인데 노동법은 20세기...노동시장 유연안정성 확보 시급"

"AI 속도전인데 노동법은 20세기...노동시장 유연안정성 확보 시급"

세종=강영훈 기자
2026.07.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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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고려대 교수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1차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에서 '최근 노동정책 흐름과 중견기업 대응 방안'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사진=뉴스1
김동욱 고려대 교수가 지난달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31차 대한상의 중견기업위원회’에서 '최근 노동정책 흐름과 중견기업 대응 방안'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사진=뉴스1

AI와 반도체 패권 경쟁이라는 전례 없는 속도전이 벌어지는 시대에, 대량생산 체제를 전제로 설계된 현행 노동법제가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저해하고 있다는 학계의 지적이 나왔다.

김동욱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5일 산업통상부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에서 열린 'AI 시대의 기업 투자와 노동의 미래' 토론회 발제를 통해 "제조업 중심의 산업화 시대에 만들어진 현재의 노동법제로는 AI·반도체 산업의 변화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며 노동시장 전반의 규제 혁신을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현행 노동법제가 인력 채용, 배치, 근로시간 규제 등 전반에 걸쳐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노동자 보호라는 취지와 달리, 현재의 경직된 법제는 기업의 신규 채용과 투자를 위축시켜 장기적으로는 근로자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변화 속도가 빠르고 기술 주기가 짧은 반도체·AI 산업 특성상 인력의 전환과 재배치, 고용 등에서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이지만 현재의 경직된 고용구조 속에서는 산업 수요에 맞는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반도체 설계 및 AI 모델 개발 등 고도의 재량이 필요한 연구개발(R&D) 직군에 획일적인 시간 상한을 적용하는 것도 현실과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R&D 업무의 특성상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업무 수행 방식과 시간에 대한 고도의 재량이 보장돼야 한다"며 획일적인 시간 규제가 글로벌 인재들을 편법이나 외주화로 내몰고 있다고 짚었다. 대안으로 고소득 전문직에 한해 근로시간 규제를 제외하는 미국식 '화이트칼라 이그잼션' 도입 검토를 제안했다.

기업의 인력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김 교수는 "모호한 경영상 해고 요건과 깐깐한 배치전환 판례로 인해 기업들이 선제적인 인력 재편을 주저하고 있다"며 "이는 결국 뒤늦은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현재와 같은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 체계로는 치열한 인재 유치 경쟁에서 매력적인 보상을 제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며, 직무·성과 중심으로의 체계 전환과 산업 수요에 맞춘 파견법 개정의 필요성을 덧붙였다.

다만 김 교수는 이러한 노동 유연화 논의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강력한 사회안전망 확충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진정한 유연안정성을 확보하려면 근로자에 대한 재훈련과 고용보험의 역할이 필수"라며 "유연화 논의는 반드시 사회안전망 확충과 짝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고용보험 기금 내 첨단산업 특화 재훈련 계정 신설과 산업 간 인력 매칭 플랫폼 구축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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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기자

안녕하세요. 경제부 강영훈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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