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국정감사장에서는 앉는 자리가 역할을 말해준다. 한쪽은 묻고, 다른 쪽은 답한다.
지난 7일 농림축산식품부 국감에서는 이 익숙한 구도가 일부 참석자들에게 낯설게 다가왔다. 함께 감사를 받던 해양수산부 출신 인사들이 의원석에서 농정을 따져 묻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에서는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여야의 질타가 이어졌다. 고령농과 상속농지 소유자들의 불안을 해소할 대책은 무엇인지 질문이 쏟아졌다.
송미령 장관과 배석한 농정 기관장들에게는 긴장 속에서 답변을 이어가는 시간이었다.
재미있는 풍경도 연출됐다. 송 장관의 답변이 이어지는 와중에 일부 배석자들 사이에서는 다른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시선이 향한 곳은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과 김성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조 의원은 해수부 장관을, 김 의원은 해수부 차관을 지냈다. 조 의원은 2024년 총선으로, 김 의원은 올해 서귀포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했다. 같은 부처 출신 두 사람이 이제 여야로 나뉘어 정부를 감사하는 자리에 앉은 셈이다.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같은 상임위원회의 감사를 받는다. 부처는 달라도 예상 질문을 추리고 답변을 준비하는 처지는 비슷했다. 의원의 지적에 진땀을 빼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이 질문하는 쪽으로 자리를 옮겼으니, 바라보는 마음도 복잡했을 것이다.
농정관료들은 낯섦과 부러움으로 이들을 바라봤다. 얼마 전까지 같은 처지였던 이들이 의원이 돼 농정을 비판하는 모습이 묘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옆자리 동료에게 "당신도 국회의원에 한번 나가봐"라는 농담을 건넨 참석자도 있었다고 한다.
농식품부 출신에게 국회로 가는 길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농림부 차관보를 지낸 안덕수는 강화군수를 거쳐 제19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농림부 차관 출신 김주수도 의성군수로 지방정치에 진출했다.
정책을 잘 다루는 능력과 선거에서 선택받는 능력은 같지 않다. 소속 부처 예산이 크거나 정무감각이 뛰어나다고 당선이 보장되지도 않는다. 지역과의 인연, 정당의 선택, 출마 시점과 개인의 배경이 얽히고설켜 돌아가는 게 선거판이다.
그래도 그날의 농담에는 여운이 남는다. "당신도 한번 나가봐"라는 말은 웃으며 지나갔지만, 그 안에는 익숙한 수감석 너머를 바라보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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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답변을 준비하던 농정 관료 가운데 머지않아 의원석에 앉아 정부를 향해 질문을 던질 사람이 나올까. 국감은 정책을 따지는 자리이면서, 때로는 관료들이 다른 삶을 상상하는 자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