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청남도 서천군의 한 섬에 위치한 정신질환자 수용시설에서 벌어진 끔찍한 인권 유린 사건이 재조명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SBS 예능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꼬꼬무)에서는 '장항 수심원 사건'을 다뤘다.
장항 수심원은 1974년부터 1997년까지 운영됐던 충청남도 서천군 장항읍의 유부도에 위치한 정신질환자 수용시설이다. 1997년 10월26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인권 유린 사례가 알려지자 보건복지부에 의해 폐쇄됐다.
이번 꼬꼬무 방송은 1997년 9월 어느날, 당시 그것이 알고 싶다의 연출을 맡은 송영재 PD의 모습으로 시작됐다. 송 PD는 마땅한 방송 아이템을 찾지 못해 밤늦게까지 사무실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때 사무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자는 누군가에게 쫓기는 중이라며 절박한 목소리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어떤 섬에서 사람들이 감금된 채 폭행과 착취에 시달리고 있다 전했다.
다음날 제보자와 만난 송 PD는 유뷰도에 자리한 장항 수심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후 송 PD는 배편 등을 몰래 구해 섬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송 PD는 제보자의 도움을 받아 섬에 들어갔다. 겉으로 본 바다 위의 섬은 너무도 평화로웠지만, 실제 섬 내부로 들어가자 끔찍한 광경이 펼쳐졌다. 장항 수심원 건물은 창문마다 쇠창살이 설치돼 있었는데, 사람들이 그 쇠창살에 매달려 "살려달라"고 소리 치고 있었다.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수년간 빨래를 하지 않은 담요, 칸막이 없는 화장실, 수도가 없어 떨어지는 빗물로 목욕하는 사람들, 바닷물을 식수로 사용하는 모습 등이 송 PD의 눈앞에 펼쳐졌다.
심지어 한 노부부가 알려준 외딴 곳의 땅을 제작진이 파내자, 이불에 쌓인 채 방치되고 있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장항 수심원은 보호자가 정신질환자를 신고하면, 시설 관계자가 직접 집으로 찾아가 정신질환자에게 수갑을 채워 강제로 끌고 왔다. 입소자들은 '수감자'라고 쓰인 작업복을 입고 유부도의 염전 작업과 농사 등에 투입돼 '섬노예' 생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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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진실이 밝혀진 뒤 장항 수심원에 있던 청년 수용자 75명은 탈출했다. 그러나 해당 사건으로 사망자 16명, 행방불명 27명 등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