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미 패밀리' 양혜지, '밉상'인 줄 알았더니 '러블리'

'다리미 패밀리' 양혜지, '밉상'인 줄 알았더니 '러블리'

이경호 ize 기자
2025.01.04 11:30

공감가는 연기로 주말시청자들 마음에 새록새록 새겨지다

배우 양혜지./사진=KBS
배우 양혜지./사진=KBS

일 하나는 똑부러지게 잘한다. 직장 상사에게도 따박따박 제 할 말을 다하고, 의견을 전한다. 트러블 메이커이기도 한데, 또 말을 들어보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니다. 얄밉기도 하지만, 공감이 되니 미워할 수만은 없다. 주말 안방극장이란 맛집에 야무진 연기로 상을 제대로 잘 차렸다.

배우 양혜지가 KBS 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극본 서숙향, 연출 성준해)를 통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시청자들의 뇌리에 각인시키고 있다.

'다리미 패밀리'는 청렴 세탁소 다림이네 가족이 옷 대신 돈을 다림질하며 벌어지는 로맨틱 돈다발 블랙 코미디다. 지난해 9월 28일 첫 방송했다.

'다리미 패밀리'는 금새록, 김정현, 박지영이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여기에 박인환, 김영옥, 최태준, 신현준 등이 출연 중이다. 14.1%(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다리미 패밀리'는 극 중반까지 시청률 부진이 이어졌다. 전작 '미녀와 순정남'에 이어 좀처럼 시청률 20% 돌파를 쉽게 이뤄내지 못했다.

시청률의 아쉬움 속에서 배우들의 열연이 극적 흥미를 이끌어 낸 '다리미 패밀리'다. 박지영, 박인환, 김영옥, 신현준, 김혜은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중장년 배우들의 코믹 연기는 주연인 금새록, 김정현을 넘어 시청자들에게 연기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그야말로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 하모니는 코믹과 공감을 오가며 '다리미 패밀리'를 보는 재미를 끌어올렸다.

여기에 주연보다 더 존재감을 뽐낸 배우가 양혜지다. 양혜지는 극 중 이다림(금새록)의 언니 이차림 역을 맡았다.

'다리미 패밀리'에서 이차림은 도도하고, 차가운 성격의 소유자로 지승돈(신현준)이 회장으로 있는 지승그룹의 패션디자이너다. 호불호가 명확해 사람들과 사사건건 부딪친다. 상사인 지승그룹 상무 서강주(김정현)에게도 하고 싶은 말은 다해 충돌을 빚기도 한다.

KBS 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의 양혜지와 박지영./사진=KBS
KBS 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의 양혜지와 박지영./사진=KBS

이런 이차림은 극 초반 '밉상 언니' '밉상 회사원'으로 주목받았다. 동생 수술비를 마련하고자 하는 엄마 고봉희(박지영)의 간절한 부탁도 매몰차게 거절해 분노 게이지를 높이기도 했다. 성공과 돈에 대한 욕망도 드러내면서 극중 수많은 캐릭터들 중 가장 미움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하면서 이 밉상 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이차림의 과거 서사, 동생 이다림을 아꼈던 반전이 드러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무엇보다 양혜지의 똑부러진 연기력이 이차림의 서사에 재미를 더했다. 현실적 요소가 가미된 연기가 캐릭터에 몰입도를 더했다. 타이틀롤 금새록이 캐릭터 공감을 유발하는데 엉거주춤한 가운데, 양혜지는 극 초반부터 쌓아온 밉상 매력을 더해 시청자들의 뇌리에 자신의 존재감을 새록새록 새겼다. 희생을 감수하고 살아온 딸로, 그 딸의 숨겨진 상처와 서운한 감정을 공감가게 표현해내며 미워하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바꿔놨다. 차갑고 무뚝뚝한 모습에 가려졌던 이차림의 아픈 속내를 그려내는 양혜지의 섬세한 연기에 '밉상' 이미지가 희미해졌다. 작품이 시청률만 10%대 후반만 꾸준히 유지했더라면, 더 많은 관심을 받지 않았을까 싶다.

KBS 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의 양혜지./사진=KBS
KBS 2TV 주말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의 양혜지./사진=KBS

또한 양혜지는 최근 방송에서 차태웅(최태준)과의 러브라인으로 시청 재미를 하나 추가했다. 무시해왔던 차태웅이 회장 친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후 태도를 돌변해 달달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다. 극 중 서강주-이다림의 로맨스 분위기와 결이 다른 '대놓고 유혹'하는 이차림의 당돌함과 반전 귀여움을 그려내는 양혜지의 사랑스러운 연기는 시청자들을 무장해제시키고 있다.

'다리미 패밀리'에서 베테랑 배우들 틈에서 비록 밉상이지만, 등장할 때마다 극에 활력을 불어넣은 양혜지다. 2016년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 시즌2를 통해 배우 활동을 시작한 후 어느 때보다 '배우 양혜지'로서 관심을 받고 있다. 양혜지는 그간 JTBC '알고있지만,', SBS '악귀', 넷플릭스 '스위트홈'(시즌2, 3)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MBC '원더풀 월드', MBN '나쁜 기억 지우개'에도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데뷔 초기 '안내상 조카'로 대중에게 알려지기도 했던 양혜지, '다리미 패밀리'로 '배우 양혜지'의 진가를 확실히 과시하고 있다. '다리미 패밀리' 이후 그가 어떤 작품,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치는 '심(心) 스틸러'로 등극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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