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의 할리우드 진출, 내려놓음과 확장의 공존

김태희의 할리우드 진출, 내려놓음과 확장의 공존

한수진 기자
2025.08.21 15:50
김태희 / 사진=스타뉴스 DB
김태희 / 사진=스타뉴스 DB

'태혜지'(김태희·송혜교·전지현)라는 말이 있었을 만큼 국내 연예계에서 세 여배우의 입지는 한동안 절대적이었다. 이중 송혜교와 전지현은 굵직한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김태희는 2017년 결혼 이후 육아에 전념하며 활동이 뜸했다. 결혼 후 출연작은 '하이바이, 마마!'(2020)와 '마당이 있는 집'(2023) 단 두 편에 그쳤고, 그마저도 공백기의 아쉬움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그런 김태희가 뜻밖이지만 반가운 할리우드 진출 소식을 전해왔다.

김태희가 합류한 할리우드작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오리지널 시리즈 '버터플라이'다. 전직 미 정보요원 데이비드 정(대니얼 대 킴)과 그를 추적하는 현직 요원 레베카(레이나 하디스티)의 치열한 첩보전을 그린 스파이 스릴러다. 김태희는 극 중 데이비드 정의 아내 김은주 역을 맡아 단란한 가정을 꾸리려는 평범한 한국인 여성으로 분한다.

21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버터플라이' 제작발표회에서 김태희는 "제가 연기해 온 캐릭터 중 가장 평범한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그간 드라마 속에서 아름답고 특별한 여주인공으로 자리해 왔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현실적이고 공감 가능한 인물로 변신을 시도한 것이다.

김태희 / 사진=스타뉴스 DB
김태희 / 사진=스타뉴스 DB

특히 출연 분량이 많지 않은 주조연급이지만 김태희는 "이야기를 뒷받침하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출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 여성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보여드릴 수 있다면 뿌듯할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긍정성을 심어주는 기회로 받아들이는 책임 있는 태도도 보여줬다. 화려한 미모와 스타 이미지로 각인돼 온 배우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단면을 연기하며 작품 전체의 완성도에 기여하려는 태도로 나아간 셈이다.

김태희의 이번 도전은 배우로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그는 오랫동안 한국 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지켜왔고, 언제나 대중적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아름다운 외모와 높은 학벌은 곧 김태희라는 이름 자체를 브랜드로 만들었다. SBS '천국의 계단'의 악녀도,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의 총명한 여대생도, KBS '아이리스'의 순애보적 캐릭터도 결국은 김태희이기에 성립할 수 있었다. 비현실적일 만큼 아름답고 순수해 개성적인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그만큼 그 자리를 대체할 배우도 없었다. 어떤 드라마든 그가 출연하면 화제가 됐고, 심지어 누워 있기만 해도('용팔이') 존재감을 발휘해 왔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버터플라이’ 월드 프리미어 행사에서 자연스러운 영어 인터뷰만으로도 화제를 모았을 만큼 김태희라는 이름의 화력은 여전히 건재하다. 지난 25여 년간 국내에서 증명해 온 존재감을 이제는 글로벌 무대에서 다시 확인할 차례다. 김태희라는 이름이 가진 힘이 할리우드에서도 임팩트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버터플라이'는 지난 13일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공개됐으며, 한국에서는 오는 22일 오후 10시 40분 tvN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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