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상사' 김민하, 따뜻한 이불 같은 드라마 완성한 'K-똑순이'

'태풍상사' 김민하, 따뜻한 이불 같은 드라마 완성한 'K-똑순이'

이경호 기자
2025.10.17 09:16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의 오미선 역 김민하./사진=tvN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의 오미선 역 김민하./사진=tvN

'태풍상사' 김민하가 1997년을 꿋꿋이 견뎌내는 'K-똑순이'의 얼굴을 완성시켰다. 현실형 주인공을 만든 그녀의 저력이 단 2회 만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가 2025년 tvN 토일드라마 중 첫 방송 시청률(10월 11일, 5.9%) 1위를 기록하며 순항을 시작한 데 이어, 2회 방송은 전국 가구 평균 6.8%, 최고 7.5%로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한 이목을 집중시켰다.(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방송 첫 주만에 글로벌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도 이어졌다. 전 세계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 월드와이드 TOP10에 랭크됐으며,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1위를 비롯, 누적 46개 국가 및 지역에서 TOP10에 이름을 올렸다.(10월 15일 기준)

이처럼 국내외 시청자들이 '태풍상사'에 공감한 이유는, 위기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던 1997년의 평범한 직장인들의 이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배우 김민하가 연기한 '오미선'은 현실을 단단하게 버틴 청춘의 얼굴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탄탄한 논리와 정확한 암산 실력, 마음의 온기까지 품은 그녀는 '따뜻한 이불 같은 드라마'를 만든 일등공신이었다.

주 6일, 하루 11시간 근무가 당연했던 시절. 그래도 오미선은 "힘들지는 않아요, 늘 하는 일이니까요"라며 담담하게 웃었다. 직원들 중 가장 먼저 출근해 사무실을 청소하고, 직원별 맞춤 커피를 타며 하루를 여는 모습은 성실한 직장인의 표본을 복원했다.

업무에서도 미선의 존재감은 단연 빛났다. 대방섬유의 대량 오더 앞에서 논리적 근거로 "금융 이자와 우리 마진을 맞바꾸는 구조"라는 점을 간파,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사장 강진영(성동일)의 장례식장에서는 난동을 부리는 거래처 사장으로부터 계약서를 근거로 부의함을 지켜내며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프로페셔널함을 보여줬다.

또한 주판보다 빠른 암산 실력으로 1억이 넘는 금액을 계산해내는 등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K-똑순이' 그 자체였다. 김민하는 브레인다운 똑 부러지는 눈빛을 반짝였고, 단정한 말투 속엔 은근히 단단한 근성으로 채워냈다.

이렇게 철저한 계산 뒤에는 언제나 따뜻한 온기가 있었다. IMF로 인해 회사도 어려워지고, 동생 오미호(권한솔)까지 전례 없는 채용 취소 통보를 받자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한 미선. 언니의 희생으로 대학을 마칠 수 있었던 미호는 이번엔 자신이 보답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에 눈물을 흘렸다. 미선은 그런 동생을 조용히 끌어안으며 괜찮다고 다독였다. 함께 울어주는 김민하의 얼굴엔 진정성이 가득했다. ‘태풍상사’를 집필한 장현 작가가 “미선이처럼 온몸으로 연기하고, 온 얼굴로 울어주는 배우가 우리에게 있다는 건 너무 귀한 일”이라 말한 이유에 고개가 끄덕여진 순간이었다.

연일 보도되는 IMF 뉴스에서 앵커는 "슬픔과 고통에 맞서 싸워야 한다"라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미선은 "웃기시네. 슬픔은 맞서 싸우는 게 아니다. 그냥 흘러가게 두는 거지"라며 경험에서 우러난 듯한 현실적 한 마디를 꺼냈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도 돈이 먼저인 힘든 현실을 감당해야 했던 태풍에게 뜻밖의 위로가 된 이 장면은 김민하의 현실적인 톤과 절제된 감정이 만나 시대를 관통하는 울림을 만들어냈다. "추워질 때부터 엄청 추워질 때까지 함께할 텐데, 그 추위 속에서 '태풍상사'가 따뜻하게 이불처럼 덮어줬으면 좋겠다"라는 김민하의 바람이 온전히 묻어난 대목이었다.

'태풍상사'의 오미선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인물이다. 정확한 계산으로 회사를 지탱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을 버티게 하는 현실형 히로인. 김민하는 그 단단하고 따뜻한 얼굴로 다시 한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방식으로 태풍과 함께 위기의 시대를 헤쳐나갈지, 'K-똑순이'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쏠린다.

한편,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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