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의 '차가네', 슴슴한 예능에 활기 줄 매콤한 소스 찾기 [예능 뜯어보기]

차승원의 '차가네', 슴슴한 예능에 활기 줄 매콤한 소스 찾기 [예능 뜯어보기]

최영균(칼럼니스트) 기자
2026.01.23 10:13
차승원이 출연하는 tvN 예능 '차가네는 엉뚱하다'는 차승원, 추성훈, 추성훈 트레이너 토미, 딘딘, 대니구가 새로운 매운맛 소스 개발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으로, 갱스타 시트콤 장르를 결합한 독특한 포맷을 선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 차승원의 여행-요리 기반 예능에 텐션을 높이는 요소를 더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며, 현재 1,2회 시청률이 2%를 넘지 못하고 있지만 향후 방영분이 남아있어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윤대현 김희은 부부./사진제공=본부이엔티
윤대현 김희은 부부./사진제공=본부이엔티

차승원이 출연하는 tvN 목요 예능 ‘차가네’는 엉뚱하다.

차승원이 추성훈과 추성훈 트레이너 토미, 그리고 딘딘, 대니구와 함께 새로운 매운맛 소스 개발에 나서는 내용이다. 이 소스로 인생 한 방을 노린다면서 뜬금없이 프로그램 장르는 ‘리얼 갱스타 시트콤’이라 명명하는데 일단 처음 보면 적응이 좀 필요할 정도로 색다르다.

‘차가네’는 사실 촬영한 내용만 놓고 보자면 그간 차승원이 거쳐온 예능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차승원을 중심으로 몇 명이 모여 여행하고 요리하고 먹방하는 나영석 PD표 예능 그대로다. 대박 날 수 있는 새로운 매운 소스 개발이라는 미션이 더해지기는 했지만 근간은 여행과 요리다.

김희은 셰프./사진제공=본부이엔티
김희은 셰프./사진제공=본부이엔티

여기에 ‘차가네’는 갱스터 시트콤이라는 장치를 덧씌우기 위해 편집과 자막을 활용한다. 첫 여행지인 태국은 차승원 추성훈 토미 셋 만이 먼저 떠나는데 이들은 근본적으로 남성성이 강하다. ‘츤데레’ 차승원의 카리스마와, 근육질 추성훈 토미의 넘치는 테스토스테론은 그 어떤 장르보다 갱스터와 어울린다.

하지만 갱스터라는 말이 붙었다고 해서 뭐 특별히 폭력적이거나 느와르적인 상황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출연자들이 (설정으로) 투닥거리는 순간을 긴장감 있는 대립으로, 둥생 추성훈이 형 차승원과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을 2인자의 배신과 도전으로 편집과 자막을 통해 갱스터 분위기를 덧씌운다.

배경음악도 영화 ‘신세계’나 ‘올드보이’ 주제가를 비롯해 비장한 느낌의 느와르 영화 OST를 사용하지만 무겁고 암울하게 느껴지지 않고 어이없어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갱스터’와 ‘시트콤’ 조합은 갱스터가 웃음을 위한 설정이라는 의미로 여겨진다.

윤대현 셰프./사진제공=본부이엔티
윤대현 셰프./사진제공=본부이엔티

개발하려는 소스 이름이 ‘씨바스코’인 점만 봐도 갱스터 운운은 진지하기 힘들다. 차승원과 추성훈이 영어 이름이 ‘씨(C)’로 시작한다고 이를 유명 핫소스 브랜드에 붙여 만든 것이다. 물론 한국 욕설과 비슷한 뉘앙스인 점을 이면에 깔아 웃음을 유발하기 위한 작명이기도 하다.

이상민의 ‘음악의 신’이나 최근 이경규 탁재훈 추성훈 등이 등장한 ‘마이턴’은 페이크 다큐 장르로 불린다. 현실과 허구를 뒤섞어 현실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예능의 한 장르다. ‘차가네’는 이 방법론을 역으로 적용한다. 현실과 허구를 뒤섞는데 현실을 허구처럼 받아들이라고 밀어붙이니 페이크 누아르라고 할 수도 있을 듯하다.

이런 새롭고 엉뚱한 시도에서 차승원의 고민이 읽힌다. 차승원은 나영석표 슴슴한 예능의 상징 같은 캐릭터다. ‘삼시세끼’를 시작으로, 비슷한 수많은 여행-요리 기반 관찰 예능으로 큰 인기를 누려왔다. 절정을 향해 고조되는 긴장의 상승세 없이, 요리하고 여행하고 먹는 잔잔한 에피소드들로 자극적인 예능에 지친 시청자들을 힐링하게 만들어줬다.

사진='차가네' 방송 영상 캡처 
사진='차가네' 방송 영상 캡처 

10년 넘게 계속되는 ‘삼시세끼’ 시리즈와 ‘스페인 하숙’류의 해외 버전 유사 포맷들은 여전히 시청률 10%(이하 닐슨코리아) 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차승원은 최근 들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슷한 패턴 반복으로 고착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함으로 보이는데 그렇다고 급진적이지는 않다. 여행-요리는 가져가되 텐션을 살짝 높이는 방향이다.

그 시작은 2023년 ‘형따라 마야로’이다. 중남미 마야의 고대 문명 여행 속에 식문화, 의복 등 키워드에 맞춰 체험을 수행하고 이에 따라 주어지는 미션을 수행하는 포맷이었다. 여행하고 멤버들 요리해 먹이는 내용은 ‘삼시세끼’ 시리즈에서 계승했지만 미션이 있어 이전처럼 이완된 상태로 볼 수 없고 집중이 필요해졌다.

이어 이번 ‘차가네’도 역시 여행과 요리는 있지만 갱스타 설정과 소스 개발 미션을 통해 텐션이 부여된다. 결국 차승원은 ‘삼시세끼’류의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여전히 힐링을, ‘형따라 마야로’ ‘차가네’ 같은 프로그램에서는 일반 예능의 필수 요소였던 텐션을 끌어와 여행-요리와 결합해 보는 새로운 시도를 추구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사진='차가네' 방송 영상 캡처
사진='차가네' 방송 영상 캡처

차승원의 변화 추구를 아직은 시청자들이 낯설어 하고 있는 모양새다. ‘형따라 마야로’는 마야 문명을 꼼꼼하게 다룬 알찬 내용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3.8%에 최종회는 1%대에서 끝나는 등 차승원 예능으로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차가네’도 1,2회가 2%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차가네’는 아직 많은 방송분이 남아 있다. 이제 멤버 구성이 끝나고 본격적인 내용에 돌입하는 상황이라 반응을 지금 단정 지어서는 안 될 일이다. 차승원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차가네’에서 결실을 맺을지, 혹은 ‘차가네’에서 여전히 아쉬워도 다음 프로그램으로도 계속 이어질 지 좀 길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영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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