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봐주시길"..이주빈, '스프링 피버'로 맞이한 봄날 [인터뷰]

"있는 그대로 봐주시길"..이주빈, '스프링 피버'로 맞이한 봄날 [인터뷰]

이덕행 ize 기자
2026.02.17 08:00
배우 이주빈이 드라마 '스프링 피버'에서 윤봄 역을 맡아 깊은 트라우마를 지닌 인물을 사랑스러움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했다. 포항에서의 촬영을 회상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이주빈은 자신의 매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연기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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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고 도회적인 외모 이면에는 쉼 없이 타오르는 열정과 털털한 인간미가 숨 쉬고 있었다. '스프링 피버'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힐링을 선사한 배우 이주빈.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인물의 내면을 입체감 있게 그려낸 이주빈은 자신을 둘러싼 프레임과 오해마저 무기로 바꿔냈다.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프링 피버' 이주빈 인터뷰가 진행됐다.

'스프링 피버'는 찬바람 쌩쌩부는 교사 윤봄(이주빈)과 불타는 심장을 가진 남자 선재규(안보현)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일 봄날의 핫!핑크빛 로맨스. 이주빈은 포항에서의 뜻깊었던 촬영을 회상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작년 봄, 여름쯤 시작해서 겨울에 끝났어요. 포항에서 생활하며 찍다 보니 다른 작품보다 애정이 깊어 끝난 게 아쉽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해요. 드라마 제목처럼 얼어붙은 겨울이던 봄이가 불꽃 같은 재규를 만나 진정한 봄이 된 거죠. 저희 어머니가 제 작품을 잘 안보시는데 챙겨보시곤 감정이 가볍게 소모되지 않아 좋다고 하셨던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 주신 것 같아요."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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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초반 삶을 포기하려 할 만큼 깊은 트라우마를 지닌 윤봄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이주빈은 사랑스러움이라는 키워드를 선택했다.

"봄이의 아픔을 어느 정도 깊이로 표현할지 고민이 많았지만, 전체적으로 밝은 극의 톤을 해치지 않기 위해 '사랑스러움'이라는 키워드를 끝까지 쥐고 갔어요. 대본상으로는 상처를 숨기려 하지만 실제로는 다 드러나는 모습이나 개그 욕심이 있는 건 실제 제 모습과도 꽤 비슷하더라고요. 그래서 굳이 꾸며내어 연기하려고 애쓰지는 않았어요."

이 과정에서 이주빈은 온실 속 화초 같던 과거를 지나 깊은 동굴에서 알을 깨고 나오는 윤봄의 내적 변화를 탄탄하게 보여줬다.

"봄이는 원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인물이에요. '온실 속 화초'처럼 자라다보니 커서 자존감이 높았다고 생각했죠. 그런 정체성에서 큰 일을 한 번 겪으면서 동굴에 들어가 알을 깨고 나온게 현재의 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과정을 그려나가는 게 이 작품의 전개라고 봤어요."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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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혀있던 봄의 마음을 연 것은 재규의 진심이었다. 이주빈은 상처받은 마음이 다시 사랑을 향해 피어오르는 미묘한 순간을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했다.

"봄이는 상처 때문에 선을 긋고 거리를 두지만, 사실 그녀에게 가장 필요했던 건 누군가 먼저 다가와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아무에게도 관심이 없던 봄이가 재규에게 처음 관심을 가진 순간부터 이미 사랑이 시작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곧 모든 관심과 관계의 시작이니까요."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에서 이주빈은 로맨틱 코미디를 단순한 사랑 이야기로 정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타인에게 보여주기 싫은 가장 나약한 밑바닥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제가 생각하는 로맨틱 코미디의 꽃은 아무에게도 들키기 싫은 연약한 부분이나 취약함을 온전히 드러내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이 살면서 사랑도 하고 상처도 받지만, 자신의 가장 연약한 부분을 남에게 드러낼 수 있는 순간이 사실 별로 없잖아요. 사람들이 그런 대리 만족을 즐기기 위해 로코를 본다고 생각해요. 부끄러움, 수치스러움, 와르르 무너지는 마음, 혹은 주체할 수 없이 설레는 마음 같은 감정들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느끼기 어려우니까요. 드라마를 통해 그런 설렘과 감정들을 충전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연기할 때 이런 취약한 부분들을 진솔하게 보여주려고 했어요. 마침 대본에도 그런 감정선이 워낙 잘 나와 있었고요."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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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에너지가 가득했던 촬영 현장에서는 배우들의 찰떡같은 호흡과 빛나는 애드리브가 더해져 극의 로맨스 서사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명장면들을 탄생시켰다.

"재규 역의 안보현 씨가 워낙 넉살 좋은 캐릭터를 잘 살려줘서 연기할 때 정말 많이 웃었어요. 저는 서울 말이기도 하고 복선이 되는 대사가 많아 그대로 유지했지만, 동선이나 움직임에 있어서는 자유로웠어요."

특히 안보현과 이주빈의 체구 차이에서 오는 케미스트리는 '스프링 피버'의 큰 인기 요소 중 하나였다. 안보현은 앞서 '힐을 신어도 되는 데 단화를 신더라'며 이주빈의 노력을 칭찬했다. 다만 이주빈은 "제가 편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과거 화려했던 봄이와 달리 트라우마를 극복한 현재의 봄이는 내추럴하고 안정감 있는 모습일 거로 생각해서 일부러 덜 화려하고 편안한 단화를 고집했어요. 안보현 씨와의 체격 차이를 노린 건 아니었어요. 극 중에서 바다도 다니고 산도 다녀야 하다 보니, 제가 편하게 움직이려고 활동적인 신발을 신었어요."

다만 부모와의 화해과정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는 주어진 대본의 흐름 안에서 최대한 디테일을 살려 감정의 공백을 메우고자 노력했다.

""대본이 다 나온 상태에서 촬영하는 게 아니라서 저도 그 부분이 궁금했어요. 봄이가 2년 동안 트라우마를 겪은 걸로 시작이 됐는데, 뒷부분에서 이게 어떻게 풀릴까 많이 고민됐거든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대본의 전개까지 관여할 수는 없으니 디테일하게 연기를 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조금은 급한 감도 있긴 해요. 그래도 영 다른 이야기가 나온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대본에 집중하려고 했어요."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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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증명사진', '상견례 프리패스 상'등 이주빈은 데뷔 초부터 화려한 이목구비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만, 이렇게 도시적이고 화려한 이미지가 곧바로 캐스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압도적인 미모가 오히려 연기 인생의 넘어야 할 산이었던 시절을 거친 이주빈은 이제는 스스로의 매력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워낙 외모 칭찬을 많이 해주시는데, 사실 텔레비전을 보면 다른 분들도 다들 너무 예쁘시잖아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너는 예쁜 게 아니라 남들보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생긴 것뿐이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고요. 그래서 솔직히 그 칭찬이 크게 와닿지는 않아요. 예전에는 '내가 연기나 매력에 뭐가 부족해서 캐스팅이 안 될까'에만 집중했어요. 제 이미지가 너무 도시적이고 화려하다는 말을 자주 들으니까, '이걸 어떻게 중화시킬까', '진짜 내 장점이 뭘까'라는 고민을 참 많이 했죠. 데뷔한 지 8년 정도 지났는데, 지금은 예쁜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그 시간 동안 성장한 것 같고요. 이제는 제 연기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저를 그냥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분들께서도 제 이미지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셨던 것 같기도 하고요."

장기적인 목표에 얽매여 스스로 한계를 짓기보다는, 눈앞에 주어진 오늘 하루에 치열하게 몰입하는 것이 그가 연기 인생을 묵묵히 개척해 나가는 단단한 철학이다.

"미리 한계를 정해놓으면 안주하게 될까 봐 장기적인 목표는 아예 세우지 않아요. 그저 '내가 갈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가보자'는 마음으로 현재 할 수 있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죠. 옛날엔 맘대로 되지 않는 일들에 조급하기도 했지만, 괜히 미래를 걱정하며 스트레스받기보다는 매일매일을 무사히 잘 해내다 보면 결국 제가 꿈꾸던 어딘가에 도달해 있지 않을까 하는 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

/사진=키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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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을 기분 좋게 시작한 이주빈의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맞이한 휴식기지만 이주빈은 안주하지 않는다. 자기 계발은 물론 팬들과의 소통 등 알찬 청사진이 가득했다.

"아직 차기작이 확정되지 않아 감사한 마음으로 여러 대본들을 검토 중이에요. 당장 급하게 새 촬영에 들어가지 않는 만큼, 남는 시간 동안 외국어나 새로운 운동을 배우며 자기 계발을 해볼 생각이에요. 무엇보다 항상 저를 든든하게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과 조금 더 밀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시도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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