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김부장'·이준영·손현주 '신입사원 강회장'과 첫 주 격돌
지상파 연기대상 3관왕 남궁민, 끊어진 KBS2 주말극 흐름 이을까

배우 남궁민이 KBS 2TV 주말 미니시리즈의 끊어진 흐름을 다시 이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돌아온다. 상대는 이미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한 흥행작들이다. 출발부터 녹록지 않은 싸움이지만 그 중심에 남궁민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결혼의 완성'을 향한 기대가 크다.
오는 4일 첫 방송하는 KBS 2TV 새 토일 미니시리즈 '결혼의 완성'은 이혼 직전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잔혹한 범죄자와 맞서는 한 남자의 사투를 그린 범죄 스릴러다. 남궁민은 아내 고세윤(이설)에게 이혼을 통보한 다음 날 납치 사건에 휘말리는 도망자이자 추격자가 되는 신경외과 전문의 강태주를 연기한다.
'결혼의 완성'은 작품 자체의 성패뿐 아니라 KBS 2TV 토일 미니시리즈의 향후 흐름까지 책임져야 한다. KBS 2TV는 지난해 8월 '트웰브'를 시작으로 주말 밤 미니시리즈 편성을 본격화했지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트웰브'가 첫 방송 이후 하락세를 보였고 '은수 좋은 날', '마지막 썸머' 역시 주말극 경쟁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남기지 못했다.
올해 초 '은애하는 도적님아'가 분위기를 바꿨다. 4.3%로 출발한 이 작품은 꾸준한 상승세 끝에 15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7.7%를 기록하며 KBS 2TV 토일극의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다만 2월 종영 이후 후속 작품이 곧바로 이어지지 않았고, '결혼의 완성'은 5개월여의 공백을 거쳐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어렵게 만들어놓은 상승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받기보다는 사실상 시청 흐름을 다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쟁작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토요일에는 소지섭 주연의 SBS 금토 드라마 '김부장'이 버티고 있다. '김부장'은 첫 회 9.5%에 이어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15.7%까지 치솟으며 단숨에 주말극 강자로 떠올랐다.
JTBC 토일 드라마 '신입사원 강회장' 역시 첫 방송 3.7%에서 출발해 10%대까지 오르며 막판 흥행세를 타고 있다. '결혼의 완성'은 첫 주 토요일과 일요일 모두 '신입사원 강회장'의 마지막 방송과 같은 날 경쟁해야 한다. 종영작의 결말을 확인하려는 시청자가 몰릴 수 있다는 점에서 첫 주부터 부담스러운 대진이다.
'신입사원 강회장'이 떠난 뒤에도 쉬운 상대는 없다. 오는 11일부터는 지성, 하윤경, 박병은, 문소리가 출연하는 JTBC 새 토일 드라마 '아파트'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남궁민과 마찬가지로 지성 역시 지상파 연기대상 수상 경력을 지닌 배우인 만큼 장르물에 강점을 가진 두 배우의 맞대결도 관심을 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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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초반 판도에는 파고들 틈은 있다. MBC는 이미 디즈니 를 통해 공개했던 '킬러들의 쇼핑몰' 시즌1을 여름 특선으로 편성했고, tvN 역시 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 시즌1을 방송 중이다. 완전한 신작끼리 맞붙는 구도는 아닌 셈이다. 다만 tvN이 오는 18일부터 박은빈과 양세종 주연의 신작 '오싹한 연애'를 선보이는 만큼 '결혼의 완성'으로서는 2주 안에 시청자를 붙잡을 확실한 동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결혼의 완성'에 기대를 품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남궁민이다. 남궁민은 '스토브리그'로 2020년 SBS 연기대상, '검은태양'과 '연인'으로 각각 2021년과 2023년 MBC 연기대상을 받았다. 지상파 연기대상만 세 차례 거머쥔 기록은 그의 연기력은 물론이고 작품을 이끄는 힘을 보여준다.
남궁민의 강점은 특정 장르나 이미지에 갇히지 않는다는 데 있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는 광기 어린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김과장'에서는 능청스러운 코미디와 통쾌한 사이다 연기를 보여줬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절제된 카리스마를, '검은태양'에서는 육체적인 액션과 묵직한 감정을, '연인'에서는 처절함과 재치를 오가며 묵직한 멜로를 소화했다. '천원짜리 변호사'에서는 진지함과 코믹을 자유롭게 오갔다.
무엇보다 '결혼의 완성'은 남궁민이 가장 잘해온 장점을 펼친 작품이다. 강태주는 결혼의 파탄을 앞둔 남편이자 납치된 아내를 구해야 하는 추격자이자 동시에 의심받는 도망자다. 아내를 향한 원망과 죄책감, 뒤늦게 깨닫는 애정은 물론 범인을 추적하는 집요함과 극한 상황의 액션까지 한 인물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 냉정함과 절박함, 장르적 긴장과 인간적인 감정을 함께 표현하는 것은 남궁민이 여러 대표작을 통해 증명해 온 영역이다.

남궁민 역시 작품을 향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부터 "촉이 왔다"며 속도감 있는 전개와 폭넓은 대중성을 출연 이유로 꼽았다. 전작 SBS '우리영화'가 많은 시청자를 즐겁게 하지는 못했다고 돌아본 그는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집중하지 않아도 시선을 가져갈 수 있는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물론 남궁민이라는 이름만으로 흥행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선보인 정통 멜로 '우리영화'는 작품성을 향한 호평과 별개로 대중적인 성과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결혼의 완성'이 성공하려면 배우의 열연을 뒷받침할 촘촘한 서사와 납득 가능한 반전, 끝까지 긴장을 유지하는 연출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남궁민은 이름값에 신뢰가 깃든 '믿고 보는 배우'다. 그가 보여준 작품 선택의 안목과 캐릭터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힘은 이미 여러 차례 시청률로 증명됐다. 특히 이번에는 본인 스스로 전작의 아쉬움을 인정한 뒤 보다 빠르게 대중적인 작품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기대가 더해진다.
대진은 쉽지 않다. 출발선도 유리하지 않다. 그러나 남궁민은 불리한 판을 자신의 연기로 뒤집어온 배우다. 그가 느꼈다는 이번 "촉"이 적중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