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돈 더 드는 마이너스옵션제
SH공사(옛 도시개발공사)가 서울 마포구 상암지구 5·6단지에 마이너스옵션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말에는 서울시청 기자실에서 설명회를 갖고 서울지역에서 최초로 마이너스옵션제를 적용하는 단지로서 분양가 인하 및 자원낭비를 줄이는 등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SH공사가 발표한 마이너스옵션제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양가 인하폭은 기대 이하다. 마이너스옵션제를 적용해 분양받더라도 줄어드는 금액은 분양가의 2~4%에 불과하다.
이는 민간건설업체가 마이너스옵션제를 적용해 분양한 수도권 아파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경기도 화성에서 분양한 D아파트의 마이너스옵션 적용 할인액은 전체 분양가의 10%에 달했다.
분양가 인하폭이 낮은 만큼 계약자가 개별적으로 마감재 및 인테리어 시공을 할 경우 공동으로 시공할 때보다 시공단가와 인건비가 상승해 오히려 비용이 더 드는 역효과도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자에 대한 보수 책임도 문제다. 마이너스옵션을 적용한 마감재는 개별적으로 시공한 부분에 하자가 생겼을 때 SH공사에 보수를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시공 주체가 모호한 부분에 하자가 발생하면 책임여부를 놓고 입주자와 공급자간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
사업설명회 때 밝혔던 도입 취지와 달리 SH공사의 마이너스옵션제는 이래 저래 문제가 많아 보인다. 분양가와 수익률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부랴 부랴 마련한 방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요자에게 실익이 거의 없는 제도를 들고 나와 얼렁뚱땅 분양을 해서는 안 된다. 공기업에게 중요한 것은 수익보다는 공익이다. SH공사가 공익을 우선시하는 공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