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得보다 失이 더 큰 '민간 규제'

[기고]得보다 失이 더 큰 '민간 규제'

고담일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
2007.01.24 10:51

"1.11부동산대책은 건국이래 가장 강력한 부동산규제정책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1.11대책을 두고 주택업계 동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푸념섞인 하소연이다. 민간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실시와 '분양원가 공개', '주택전매제한'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이 대책은 앞으로 민간주택 공급 위축과 주택품질 하락을 불러올 조치라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이 많다.

이 가운데 올 9월부터로 예정된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와 분양원가 공개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 두 제도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은 명백한 이중규제다. 분양가상한제만 실시하더라도 분양가검증위원회에서 검증을 거쳐 분양가격이 결정되는 상황에서 분양원가를 또 공개한다는 것은 시장경제원칙을 무시하는 지나친 규제로 볼 수밖에 없다.

정책의 실효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심각하다. 우선 시장경제원리를 최대한 존중하는 자본주의 기본정신에 어긋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주택업체는 여러 곳에서 아파트를 건설, 지역에 따라 손해도 보고 이익도 보는 상황에서 모든 사업에 대해 분양원가를 공개토록 한다면 손해보는 지역에 대한 정부차원의 손해보전대책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주택공급 위축과 이에 따른 집값 급등도 우려된다. 주택업체들이 적정수준의 이익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아파트 건설을 기피하게 되고, 결국에는 아파트 공급 축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집값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측은 과거 경험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주택산업은 연관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런 속성상 주택공급 위축은 연관산업 침체와 일자리 감소로 이어져 내수경제에 큰 타격을 줄 공산이 크다. 신축아파트의 품질저하도 문제다. 민간업체는 정부에서 인위적으로 정한 금액 범위 안에서 주택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채산성을 고려하다 보면 시공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신규 분양가와 기존 아파트값의 시세차익을 노린 청약과열도 예상된다. 분양가상한제는 자재비와 인건비 등 건축비를 통제하는 것으로, 외부적 요인에 취약한 국내 주택시장 여건상 자재파동이나 인건비가 급등할 경우 이를 분양가에 즉시 반영할 수 없게 된다.

민간아파트 분양원가는 택지비, 인건비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와 위험회피 비용 등 유·무형의 가치와 비용이 복합적으로 내재된 총체적 개념으로, 산술적 원가파악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원가 공개는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게 된다.

물론 분양원가를 높게 책정하는 기업 역시 여론몰이식 매도로 정상적인 사업추진이 불가능해질 것이다. 민간주택을 입주후 수년간 사유재산을 제한하는 주택 전매제한 조치도 위헌소지가 매우 크다는 점에서 시급히 철회돼야 한다.

원론적인 얘기지만 부작용없는 주택시장 안정은 기본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시장원리에서 풀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주택정책의 초점을 '시장에서 요구하는 곳에 충분한 주택공급'에 맞춰야 한다.

공공택지개발에 민간업체들의 참여를 허용하는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 택지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각종 공급규제를 전향적으로 푸는 것이 시급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