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민간선(先)투자', 제대로 활용하자

[기고]'민간선(先)투자', 제대로 활용하자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2009.03.17 10:06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공사기간(이하 공기) 지연은 그동안 공공건설사업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공기 지연은 물가 상승으로 총 공사비를 증가시키고 지연된 기간 만큼 현장관리비 부담도 늘어나는 등 그 폐해가 크다. 특히 공공시설을 제때에 준공하지 못함으로써 국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고속도로는 평균 6.9년, 일반국도는 7.4년 등 대부분의 도로건설 현장에서 공기지연이 발생하고 있다. 수도권 주요 전철과 전국 일반철도 21개 중 15개의 완공시기가 2~7년 정도 지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비도 7.9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공기 지연은 건축, 댐·광역상수도, 항만시설 등 대부분의 공공건설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공기 지연은 보상 지연·설계 변경·민원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나고 있지만 예산 부족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공기지연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조기준공을 유도하기 위해 민간의 풍부한 자금을 공공건설 사업에 우선 활용하고 추후에 정부가 공사비와 차입이자율을 보전해주는 '민간선(先)투자'를 추진키로 했다.

'민간선투자'는 계속비 예산으로 편성된 공공건설사업에 민간 건설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공사비를 대출받아 당해연도 예산을 초과해 시공하고 완공후 공사대가를 지급받는다. 즉 이 제도는 조기준공에 따른 사회·경제적 편익의 조기 실현, 건설투자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 촉진 등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시현 시킬 수 있다. 정부의 고민과 노력에 찬사를 보낸다.

'민간선투자'가 공공건설시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검토해야 할 사항이 있다. 정부는 인센티브 수준을 '3년물 국고채 수익률의 평균값과 4% 중 큰 값'으로 제시했다.

올 1월에서 2월말까지의 평균 국고채 수익률은 3.61%인데 비해 회사채는 AA-(3년)는 7.2%, BBB-(3년)는 12.2%를 보였다. 산업기반신용보증기금은 신용등급별 예상 금리를 신용등급 AA는 6%, BB는 8% 수준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용평가 등급이 좋은 건설사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회사도 많다. 정부가 제시한 인센티브 수준과 건설사 대출금리(회사채)간의 차이가 크다. 민간선투자가 민간 건설사에게 손해를 끼친다면 아무도 그 제도를 활용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공공공사를 저가로 수주했을 경우 해당 공사의 실행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현장일수록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되지 않으면 이 제도를 활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민간선투자' 활성화의 관건은 민간 시공사가 금융권으로부터 공사비를 차입하거나 회사채를 발생할 경우 최소한 차입이자율 또는 회사채 수준만큼의 보전에 있다.

현재 계속비사업에만 '민간선투자'를 허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공기 지연은 장기계속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장기계속사업 가운데 총 사업비가 확정되고 적기 완공 및 재원조달의 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대해 '민간선투자'를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어렵게 마련한 '민간선투자'가 공공건설시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보다 큰 정부의 고민과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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