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양지로 나온 '고시원'

[기자수첩]양지로 나온 '고시원'

장시복 기자
2010.02.0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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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이 낫나요, 월세가 낫나요."

해마다 개강 시즌을 앞두면 대학가 질문 게시판에 반복되는 글이다. 월세를 살자니 이른바 '88만원 세대'들에겐 비싼 보증금이 부담되고 고시원을 살자니 안전, 화재, 소음 등이 걱정된다는 고민이다.

그만큼 고시원은 이제 학생, 고시생의 전유물이 아니라 하나의 1~2인 가구 주거 형태로 어느새 우리네 일상에 깊게 파고들었다. 최근 서울시 인구의 1%인 10만여명이 고시원에 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실제 도심이나 역 주변을 걷다보면 고시텔, 리빙텔, 원룸텔 등 각종 고시원의 파생상품들이 쉽게 눈에 띈다. 가격도 월 20만원대 '생계형 고시원'에서부터 60만원대 '럭셔리 고시원'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1~2인 가구가 늘어날 수록 수요는 더욱 많아질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정부와 학계에서도 고시원과 관련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준주택제도' 공청회에서도 이런 고민이 묻어났다.

참석학자들은 고시원을 어떻게 현실에 맞도록 양성화할 수 있을 지 논의했다. 이들은 "안전 등 주거환경에 대한 기준을 높이되 비용부담이 되지 않도록 지원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각종 규제로 건축비용 등이 높아져 거주자에게 부담이 전가된다면 고시원은 사실상 존재가치를 잃게 되는 셈이어서다.

아직까지 고시원에 대한 법 규정 모호해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한 고시원 사업자는 "서울 땅값은 날로 오르고 있는데 고시원이 주거시설이 아닌 근린생활시설로 묶여 세제 혜택이 없어 수익성이 안난다"며 "민간공급이 활성화되려면 고시원을 주거로 정의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설치 기준도 더 명확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일단 정부는 고시원에 국민주택기금 등을 지원해 업자들의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이번 기회에 '준주택' 고시원이 저소득층 1~2인 가구의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절충 공간'으로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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