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진지구 23곳 점검해보니

경기도 뉴타운이 흔들리고 있다. 이미 세 곳이 사업을 접었다. 소송이 걸린 곳도 꽤 된다. 정상적으로 추진되는 지역이 드물 정도다.
그렇다고 중단할 수도 없다. 무려 12개 시·군의 옛 도심 23곳을 지정했기 때문이다. 뉴타운은 강행하자니 주민 반발이 심하고, 포기할 수도 없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지난달 14일 오후 2시쯤 경인전철 부천역 남부광장. 1000여 명의 사람이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부천시민은 물론이고 안양·의정부·군포·구리·남양주 등 10여 개 지역 주민들의 연합집회였다. “뉴타운·재개발을 반대한다.”
이들은 뉴타운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집과 땅이 싼값에 수용된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범국민운동도 펼쳐나갈 것을 결의했다.
경기도가 뉴타운 사업을 시작한 건 2007년부터. 23개 지구의 완공 목표 시점은 2020년이다. 최근 안양·군포·평택지구 사업이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부천·의정부·구리 등 8개 시 12개 지구에서는 주민들이 뉴타운 지정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한때 ‘로또’로 불렸던 뉴타운 사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이유는 뭘까. 우선 ‘돈’ 문제다. 주택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주민들이 손해를 볼까 우려해서다. 시흥시 은행동 주택은 2008년 지구 지정 당시 3.3㎡당 1300만원을 호가했으나 지금은 800만원에도 거래가 되지 않는다. 정일 공인중개사사무소 최정호(48) 대표는 “재개발·재건축은 기본적으로 집값이 올라 감정 평가액이 높아져야 주민 부담(추가분담금)이 줄어 원활히 진행되는데, 집값이 떨어지면서 사업에 찬성하던 주민도 반대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도가 뉴타운을 무분별하게 지정한 것도 한 원인이다. 경기도에 지정된 23개 지구를 합하면 여의도 면적의 36배인 3051만㎡에 아파트 30만8000여 가구가 들어서는 규모다. 사업 추진 일정이 엇비슷해 언젠가는 아파트값 하락을 부추겨 주민들의 재산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세종대 김수현(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주민 재입주가 가능한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개발하자”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경제적 약자가 많은 지역에는 공공 지원을 대폭 늘려 주민 부담을 최소화하고 재정착에 초점을 맞춰 개발계획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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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도시재정비 촉진지구’다. 재개발·재건축·주거환경 개선을 포괄하는 대단위 정비사업이다. 보통 1만㎡ 수준에서 지역별로 진행되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오히려 도시 마구잡이 개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3년 서울시가 처음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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