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짜리 집 24억에 신고한 고위 공직자는?"

"35억짜리 집 24억에 신고한 고위 공직자는?"

송지유 기자
2011.03.25 17:59

- 정선태 법제처장, 실거래가보다 10억 낮게 고지

- 박재완 노동장관·이용걸 국방차관도 6억원 차이

- 주무부처 정종환 국토장관도 시세보다 1억 낮아

 장관급 고위공직자들이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제출한 소유주택의 신고가가 실거래가와 평균 3억원가량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 억원대 고가아파트를 보유한 일부 공직자의 경우 신고액이 실거래가보다 10억원 이상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시가격으로 신고하게 돼 있는 현행 법에 따랐다는 입장이지만 가급적 줄여 신고하려는 추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특히 직계존비속의 고지거부제로에 따라 자녀재산을 함께 신고하지 않는 공직자가 늘면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토지와 상가 등을 비롯해 부모·자녀가 보유한 부동산까지 합산하면 재산신고액과 실제자산액 차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중앙부처 및 공직유관단체 재산목록'과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정보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 15개부처 장관, 2개처 처장 등 19명(장관 교체된 부처 3곳은 차관·차장으로 대체)이 소유한 평균 주택가격(아파트는 실거래가, 단독·다세대는 공시가격, 전세보증금·분양권·오피스텔은 제외)은 12억9000만원으로, 신고액 평균치(10억1700만원)보다 2억7100만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정선태 법제처장은 실거래가가 35억원 안팎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75㎡(이하 전용면적)를 24억6400만원이라고 제출, 실제가격과 신고액 차이가 10억원 이상 났다.

박재완 노동부 장관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아데나팰리스 139㎡를 실거래가(15억원 안팎)보다 6억원 이상 낮은 8억4800만원으로 신고했다. 이용걸 국방부 차관이 신고한 주택가격(10억7200만원)도 실제 거래가보다 6억원 이상 낮았다. 이 차관의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선수촌 156㎡의 실제 가격은 17억원에 달한다.

김황식 국무총리, 현인택 통일부 장관,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이만의 환경부 장관 등이 신고한 아파트 가격도 실거래가보다 3억∼4억원 낮았다.

안현호 지식경제부 제1차관의 경우 지난해에는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아파트(2009년 구입)를 9억5000만원이라고 실거래가 신고했지만 올해는 공시가격인 6억2000만원으로 낮춰 신고했다.

주택 관련 주무장관인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군포시 산본 묘향(롯데)아파트 133㎡가 4억5600만원이라고 신고했지만, 이 아파트의 실거래가는 5억5000만원으로 1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대다수 공직자들이 실제 가치보다 낮게 재산등록을 하는데다 검증체계가 허술하다보니 형식적인 재산공개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부모, 자녀 등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고지하지 않는 사례가 늘면서 재산 축소신고, 은폐 논란도 일고 있다.

이재근 참여연대 시민감시팀장은 "공시가격이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토지의 경우 아파트보다 재산 축소신고 사례가 더 많다"며 "실거래가 신고를 의무화하고 직계존비속 고지거부제도를 폐지해 증여 재산을 은폐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안부 윤리담당관실 관계자는 "신고가와 실제 가격 차이가 크다는 지적에 따라 지난 2007년 등록(2006년 이후 거래분)때부터 최초 매입가격을 제출하고 있다"며 "부동산 구입가격보다 공시가격이 높아지는 시점부터는 공시가격으로 전환해 등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19명의 고위 공직자 가운데 자가 보유자는 17명. 무주택자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2명뿐이다. 거주지별로는 서울이 14명, 경기가 5명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8명으로 가장 많았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정종환 국토부 장관과 현인택 통일부 장관 등 2명이다. 정 장관의 경우 현재 거주하고 있는 군포 소재 아파트 외에 서울 중구 회현동2가에 전용 158㎡ 주상복합아파트(12억∼13억원)를 갖고 있다.

정 장관은 군포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도심에 들어와 살기 위해 회현동 아파트를 분양받았다고 밝혔다가 지난해 11월 이 아파트에 입주하지 않고 5억원의 전세계약을 맺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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