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민간주택공급이 확대돼야

[MT시평]민간주택공급이 확대돼야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2011.04.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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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직후, 우리나라는 약 4년에 걸쳐 전세대란을 겪은 바 있다. 국민은행의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은 1999년 한 해 동안 32.5%나 상승했다. 2000년에는 12.1% 상승해 전세가격 상승폭이 다소 진정되는 듯했으나, 2001년에는 23.4% 상승하여 이른바 2차 충격이 전세시장을 강타했다. 여진은 계속돼 2002년에도 전세가격은 11.4%나 상승했다. 4년 사이에 전세가격이 무려 2배 가까이 뛴 것이다.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률이 서울지역 아파트를 기준으로 연간 7∼8%임을 고려할 때, 지금의 전세대란은 당시와 비교할 바가 아닌 것이다.

1999년의 전세가격 폭등은 이른바 기저효과에 기인한 바가 컸다. 외환위기로 인해 1998년에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이듬해 전세가격이 반등하면서 저점 대비 상승률이 크게 나타났던 것이다. 그러나 2001년의 2차 충격은 주택수급의 불균형에 따른 것이었다. 외환위기 당시 주택건설 인·허가량이 예년의 50% 수준에 머물면서, 2∼3년 뒤 주택시장에 공급부족 현상을 가져왔던 것이다.

전세가격은 2003년에 가서야 비로소 안정을 찾게 됐다. 주택건설 인·허가량이 2000년에 43만호로 회복되고, 2001년 이후에는 예년 수준인 50만호 내외를 유지하면서 주택수급의 불균형이 2003년부터 해소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로부터 10여년이 지난 오늘날, 전세시장은 과거의 행태를 재현하고 있다. 진폭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 기저효과로 인해 전세가격 상승률이 높아진 부분이라든가 저금리로 인해 전세시장이 구조적 변화를 겪는다던가 하는 것은 10여년전과 큰 차이가 없다.

주택 수급불균형에 의한 2차 전세대란도 현재로서는 불가피해 보인다. 금융위기 이전에 연간으로 46만호 내외를 보이던 주택건설 인·허가실적이 2008년부터는 연간 38만호 내외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것도 LH공사가 연간 3∼4만호씩 인·허가물량을 늘렸기 때문에 가능했던 실적이다. 그런데 LH공사는 천문학적인 부채 때문에 주택건설 물량을 축소하고 있는 중이라 실제 공급량은 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섰고, 인구증가속도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매년 40만호 이상의 주택을 신규로 공급해야 주택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매년 30만 가구가 신규로 생겨나고 있고, 멸실 주택 등으로 연간 10만호 내외의 신규주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 수급불균형에 의한 2차 전세대란을 피하기 위해서는 주택건설실적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돼야 한다. 그런데 공공부문은 공급 확대는 고사하고 기존의 계획물량마저 축소해야 할 판이니 민간부문에서 공급확대의 실마리를 찾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간부문의 주택건설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일차적인 원인은 금융위기 직전에 이루어진 대규모 주택공급으로 인한 공급과잉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라는 가격규제도 민간부문의 공급확대를 억제하는 주요한 원인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따지고 보면, 현재의 공급과잉도 분양가상한제가 빚은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시행사들이 2007년에 대규모로 밀어내기 건설에 들어가면서 결국은 공급과잉을 유발했던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볼 때 다행인 것인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이 일종의 완충제 역할을 하면서 2차 전세대란의 시기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완충제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주택건설 인·허가 이후 주택공급이 실제로 이루어지기까지 2∼3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민간부문의 주택공급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규제들을 빨리 제거해야 한다. 민간개발택지에 대한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는 것이 그 단초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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