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건설 M&A 외국계 2파전…흥행실패?

쌍용건설 M&A 외국계 2파전…흥행실패?

전병윤 기자
2012.04.17 16:00

인지도 낮고 관심 끈 국내업체 참여도 전무…실망매물에 주가 약세

쌍용건설 인수합병(M&A) 구도가 외국계 업체간 2파전으로 짜였다. 그동안 쌍용건설 지분 인수에 관심을 드러냈던 국내 업체들은 단 1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주식시장에선 이를 쌍용건설 M&A의 흥행 실패로 해석,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계 2파전, 레이스 시작=쌍용건설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독일계 M+W그룹과 홍콩계 부동산 개발업체 시온이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낙점을 받았고 독일계 석유회사 콴틱은 준비 부족 등의 이유로 탈락했다. 이로써 쌍용건설 M&A는 한 달간의 실사를 거쳐 다음달 내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특히 독일에 본사를 둔 엔지니어링 업체인 M+W그룹은 현대건설 인수전에 얼굴을 드러낸 후 지난 2월 유찰된 쌍용건설 예비입찰에도 홀로 참여했을 만큼 국내 건설업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실패를 거듭했던 쌍용건설 매각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채권단은 보유 지분 50.07%를 매각하기 위해 2008년 동국제강과 협상을 벌였으나 무산됐고 올 2월에도 예비입찰 참여자가 단 1곳에 그쳐 유찰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캠코는 표류하는 M&A에 활로를 찾기 위해 지난달말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유상증자 제한을 풀었다. 걸림돌로 작용하던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채권단이 보유한 쌍용건설 지분 50.07% 가운데 절반 수준인 24.72%를 우리사주조합에서 먼저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이로 인해 인수회사가 1대 주주로 올라서기 어렵게 만들어 M&A 실패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쌍용건설을 인수하려는 회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그만큼 지분율이 올라가므로 우리사주조합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국내업체 시큰둥? 결국 외국계로 넘어가나= 쌍용건설 M&A의 '빗장'이 풀리자 예비입찰에만 외국계 3곳이 참여하면서 표면상 활력을 되찾은 모습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조금 복잡하다. 경영권 확보가 가능해진 상황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참여가 전무했다는 점이다. 건설경기 불황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외국계 기업들이 쌍용건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을지 여부도 논란거리다. 2003년 극동건설을 인수한 론스타가 4년 만에 7700억원에 달하는 매각 차익을 남기고 웅진그룹에 넘겼던 전례를 감안하면 외국계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쌍용건설 주가가 예비입찰 발표 후 7%가깝게 하락한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쌍용건설도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회사의 발전 방안이나 시너지 효과 등 정성적 평가부문에 대한 가중치를 높이는 방안을 채권단에 요구할 방침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회사들의 인지도가 떨어져 정보 파악에 주력하고 있으며 인수 목적이 무엇인지도 알아보고 있다"며 "단순히 인수가격을 비싸게 적어낸 곳보다 회사의 장기 발전에 도움이 되는 곳을 선정하는 구조로 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본 입찰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한 M&A컨설팅 관계자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곳은 재무적투자자(FI) 성격이 강하고 본입찰 전에 국내업체들이 이들과 컴소시엄 형태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존재를 숨겨 경쟁업체들의 참여를 막기 위한 연막작전으로 M&A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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