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100만원짜리 원룸에도 2%저리 기금 지원?

월세100만원짜리 원룸에도 2%저리 기금 지원?

전병윤 기자
2012.04.25 06:01

고분양가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에 지원…서민용대책 무색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도입된 국민주택기금이 비효율적으로 운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민들의 내집마련과 전세자금 대출뿐 아니라 서민용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도시형생활주택, 주거용 오피스텔 등의 건설지원자금으로도 국민주택기금이 쓰이고 있어서다.

 특히 월세만 100만원 안팎인 원룸형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에까지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하는 것은 서민들이 겪는 전세난 해결책으로 보기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이유로 한정된 재원을 알토란처럼 써야 할 국민주택기금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5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국민주택기금 운용계획은 37조2000억원으로, 이중 6조1500억원이 △생애최초 주택구입자금 △근로자·서민주택 구입자금 △근로자·서민 전세자금 등의 목적으로 배정됐다. 눈에 띄는 것은 이보다 많은 약 9조7000억원이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 건설자금으로 지원된다는 점이다.

 국민주택기금은 국민주택채권, 청약저축, 대출원리금 상환을 재원으로 삼는다. 국민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인 셈이다. 정부는 이러한 국민주택기금을 활용,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자금에 연 2% 금리로 대출해주고 있다.

 현재 국민주택기금에서 도시형생활주택 건설자금으로 지원된 금액은 108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전체 실적이 23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지원실적은 3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 건설에도 62억원이 지원됐다.

서울시원룸형공공임대 송파구 문정동 도시형생활주택 조감도
서울시원룸형공공임대 송파구 문정동 도시형생활주택 조감도

 정부 지원에 힘입어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물량은 지난해(1~11월) 6만9605가구로, 전년 2만529가구보다 무려 240% 급증했다. 하지만 도시형생활주택의 정부 지원은 실효성과 명분 모두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도시형생활주택 인·허가물량의 89.8%는 원룸형으로 조사됐다. 전세난의 중심인 2~3인가구를 위한 대책으로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결과다.

 더구나 도시형생활주택은 고분양가로 월 임대료가 100만원까지 치솟아 당초 정부가 주장해온 '서민용 대책'이란 말이 무색하다. 주차장 기준을 크게 완화한 것 역시 주변 지역의 주차난을 가중시켜 주거환경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안고 있다.

 오피스텔에 대한 정부 지원도 마찬가지다. 오는 27일부터 주거용 오피스텔(전용면적 85㎡이하)을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면 취득세 면제와 재산세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당초 주거용 오피스텔의 기준 중 하나였던 '바닥난방시설'을 삭제, 대상 범위를 넓혔다. 지난해 말 기준 오피스텔 재고물량 33만2000실 가운데 바닥난방 방식이 아닌 경우는 약 13만7000실로 전체의 41% 수준이다.

 이 역시 서민 지원이라기보다 초점은 공급자인 다주택자의 세제지원에 맞춰졌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인 중심의 고분양가 도시형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에 정부 재원을 쓰기보다 가족이 있는 3인가구를 타깃으로 삼아 임대주택 공급이나 주택 구입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게 전세난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인센티브 비중이 높은 고소득 근로자나 실소득이 잘 드러나지 않는 자영업자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소득기준도 문제가 있어 국민주택기금의 전면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부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김 연구위원은 "소득기준에 상여금이 빠져 있어 인센티브 비중이 높은 고소득층도 지원 대상에 포함되는 문제가 불거진 지 오래"라며 "지역별 소득기준을 차등화해 현실을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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