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개중 41개 캠코·LH·농어촌공사·지자체 떠안아…재정부담 가중 우려
지방으로 옮기는 공공기관들의 부지 매각이 난항을 겪자, 대신 매입에 나선 지방자치단체나 매입기관들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주 원인이지만, 상품성을 높여 투자자를 끌어들이지 못한 전략 실패라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방이전 공공기관 86곳의 매각 대상 부지는 119개로, 전체의 49%인 58개 부지가 매각됐다. 수치상으로는 대상 부지의 절반을 판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체 매각 대상 58개 부지 중 29%인 17개만 기업 등 민간에서 사들였고 나머지 41개 부지는 지자체와 매입기관에서 떠안았다.

매입기관은 시장 매각에 실패할 경우 사주는 곳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농어촌공사가 매입기관을 맡고 있다. 당초 기대만큼 민간기업의 참여가 부진하자 매입기관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캠코는 △경찰수사연수원 △우정사업정보센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국립종자원 △농수산식품연수원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 △국방대학교 등 총 5386억원(이하 감정가 기준) 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LH는 △법무연수원 △국립경찰대학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부속 부지 등을 4936억원에 매입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 9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한국농수산대학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등 13개 기관의 부지를 1조9172억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매입했다.
농어촌공사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지방이전 공공기관의 부지를 떠안은 탓에 부채비율이 지난해 300%에서 올해 400%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도를 비롯한 지차체와 SH공사도 일부 부지 매입에 나섰다. 더구나 매입기관들은 앞으로 시장매각이 어려운 부지를 추가로 사들여야 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이 이럼에도 국토부는 느긋한 입장이다. 우선 정부소속기관의 매각이 원활히 진행되고 있는 점에 초점을 맞춰 신청사 건설 재원을 조달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소속기관의 경우 부지 매각자금을 일종의 공동 계좌인 '혁신도시특별회계'로 넣고 신청사 건립비용으로 공동 사용한다. 정부소속기관의 경우 전체 46개 부지 가운데 39개가 매각됐고 금액 기준으로는 92%가 완료됐다. 하지만 외부 조달보다 지자체와 매입기관들의 도움을 받아 신청사를 짓는 재원을 대부분 확보했다.
문제는 정부산하기관의 부지다. 정부산하기관은 혁신도시특별회계와 무관하게 자체적으로 사옥을 팔아 신청사 건설비를 충당해야 한다. 지방이전 정부산하기관의 부지는 총 73개로 이중 26%인 19개 부지만 매각됐고 나머지 54개 부지는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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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에 따르면 이중 입찰공고를 진행하거나 유찰된 부지가 25곳이며 감정평가 등 입찰공고를 준비 중인 부지가 8곳이다. 또 2013~2014년 매각 예정인 부지도 21곳에 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각 기관별 자금사정과 이전 계획에 따라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신청사를 짓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만약 부지 매각이 안되면 매입기관 등에서 사들일 수밖에 없고 부지 매각으로 청사 건설비를 충당하기 부족해 일부 차입할 경우 대출이자를 보전해주는 방안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기업 관계자는 "부지 매입을 검토했으나 연구시설 등으로 용도가 제한돼 있는 곳이 많고 유찰 이후에도 입찰가 하향 조정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해당 기관이 언제 건물을 비워줄지 등이 일정이 정확하지 않아 투자수익률을 예상하기가 애매한 면도 매입에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