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시대]섣불리 시행하면 모럴해저드 우려…역모기지론 확대는 공감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하우스푸어 대책에 대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발표했던 하우스푸어 대책은 크게 2가지. 주택의 일부 지분을 공공기관에 팔아 빚을 갚고 그 지분만큼 임대료를 내고 계속 살 수 있는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가 그 중 하나다. 공공기관은 하우스푸어로부터 매입한 지분을 담보로 ABS(유동화증권)를 발행해 시장에 매각, 재원을 조달한다. 결국 공적자금을 투입해 하우스푸어를 지원하는 구조다.
하지만 아직 공적자금을 투입할 정도로 하우스푸어 문제가 실질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시중은행에서 하우스푸어 지원 상품으로 내놓은 '세일앤리스백'(주택을 은행에 신탁 방식으로 맡긴 뒤 임대료를 내고 계속 거주하는 상품)의 경우 실적이 거의 없을 만큼 하우스푸어의 심각성이 크지 않다는 방증이다.
현재로선 공론화를 통해 하우스푸어의 기준을 잡고 가계 부실이 수면위로 떠오를 때를 대비해 좀 더 정교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하우스푸어 규모는 조사기관마다 들쑥날쑥할 정도로 기본 개념조차 잡히지 않은 상태다.
현대경제연구원(156만9000가구)과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7만가구)에서 추정한 하우스푸어의 차이는 무려 150만가구에 달한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은 10만1000가구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현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적 공감대를 먼저 얻는 게 순서이고 최근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점점 내려가고 있는 추세여서 집을 급하게 처분하기보다 아직 버틸만한 상황"이라며 "이럴 때 섣불리 공적자금을 투입해 하우스푸어를 지원하면 대출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를 유발할 수 있고 무주택자의 반발도 커지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본 뒤 정책을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주택의 매각 지분에 대한 가치 산정이나 임대료 수준 책정 등 구체적 방안도 논의되지 않았다. 이보다 하우스푸어가 주택을 처분할 수 있는 출구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두는 게 실효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를 테면 새누리당의 하우스푸어 지원 대책 공약인 '역모기지론(주택연금) 사전가입제도'가 해당된다. 가입 대상을 기존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넓혀주는 방안이다. 역모기지론은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일정액을 받는 상품이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주택 거래시장이 침체여서 집을 팔아 현금화활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마련해 주는 게 효과가 있다"며 "가입 조건을 나이만 완화하기보다 대상 주택을 넓히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역모기론을 주택금융공사에만 의존할 경우 재정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민간의 역모기지론 상품에 신용보강을 지원해주는 다양한 방식으로 민간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