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책실패가 부른 '미친 전셋값'

[기자수첩]정책실패가 부른 '미친 전셋값'

민동훈 기자
2013.07.12 06:26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새정부 출범이후 아파트값 하락세는 다소 주춤해 졌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전셋값은 좀처럼 잡히질 않고 있다. 과거엔 봄·가을 이사철과 방학 등 특정 시기에 전셋값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엔 비수기라는 용어가 무색할 정도로 상시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셋값 상승세는 심리적인 요인이 상당하다. 집값 하락에 대한 공포와 전셋값 추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집값이 더 떨어질까봐 전세 계약을 하지만 전셋값이 더 오를까봐 기존에 살던 집에 보증금을 올려주고 눌러앉는다. 이는 결국 매매수요의 감소로 이어지져 집값은 더 떨어지고 재계약하면서 올려준 보증금 탓에 전셋값은 치솟은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같은 심리적 공황상태는 정부정책의 실패에서 기인한다. 주택거래를 정상화시키면 전세시장도 안정될 것이란 정부 기대는 이미 깨진지 오래다. 아니 주택거래 정상화가 생각대로 안되면서 전세시장 교란이 더욱 심해졌다고 보는 게 맞을 터.

 정부가 시도한 주택시장 정상화 카드는 이미 유통기한이 끝났다. 각종 세제 감면 조치와 같은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은 일부 부유한 계층의 호주머니를 불리는 데 쓰이는 것으로 생명을 다했다.

 전세난을 잡겠다고 도입한 도시형생활주택은 보금자리주택과 더불어 두고두고 정책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평가될 것이다. 혹자는 4대강에 투입된 예산의 절반만 임대주택에 투입했어도 지금과 같은 전세난은 없었을 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서민들의 주거문제를 대출로 해결하겠다는 발상도 잘못됐다. 물론 목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초년생이나 차상위계층의 전셋집 마련에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쉽게 낮은 금리의 대출을 가능케 하면서 집주인들이 맘 놓고 전셋값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전셋값은 전셋값대로 오르고 렌트푸어는 더욱 양산될 뿐이다.

 걱정은 새정부가 내놓은 대책들도 전 정부에 비해 큰 맥락에서 달라진 점이 없다는 점이다. 집값을 올려 줄 테니 대출받아 집을 사라는 공허한 외침보다는 임대주택을 한채라도 더 짓는 실천력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정책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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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훈 기자

미래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하는 가에 달려 있다. 머니투데이 정치부 더300에서 야당 반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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