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이맘때쯤 소위 대박을 낸 '도둑들'은 지금까지의 흥행공식을 깬 영화다. 영화사 기준 프로필상 주연배우만 10명이다.
최근 주택시장을 들여다보면 너도나도 주연배우로 나서 '취득세'라는 메디컬 영화를 찍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취득세 영구 인하'라는 처방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가장 적극적인 배우다. 하지만 이 처방에 대해 정작 환자인 '부동산시장'은 콧방귀다.
시장을 둘러싼 '부동산업계'엔 눈엣가시가 생겼다. '안전행정부'다. 여차하면 약 처방을 안해주겠단다. 가뜩이나 국토부에 믿음이 가지 않는 마당에 안행부의 등장이 달갑지 않다. 병원장 '청와대'의 등장으로 분위기가 바뀐다. '그만 싸우고 빨리 마무리 하라'는 한마디에 안행부는 '처방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겠다'고 꼬리를 내린다.
안행부의 변심에 '지자체'가 일어선다. 자신은 돈을 댈 생각이 없는데 왜 호주머니에서 돈을 빼가냐고 항변이다. 상대적으로 힘은 없지만 숫자가 많다보니 뭉치면 무섭다. 여기에 '여당'이 기존 재산세에 종합부동산세를 묶는 '종합재산세'라는 패키지 처방을 제시할 것이란 소문까지 퍼졌다. 그야말로 주연 홍수다.
부동산시장이 살아야 지방재정이 확보되고 국내 경기가 살아난다는 전제에 주연배우들은 공감하는 눈치다. 다만 방식을 두고 이견 다툼이 접입가경이다. 주장만 되풀이하고 약을 투입하지 않아 환자는 '거래절벽'이란 회복불능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도둑들' 은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우리 영화다. 누적관객수 1298만3000명으로 수입영화 포함, 1위인 '아바타'와는 불과 3만1000명밖에 차이나지 않는다.(영화진흥위원회 기준)
전문가들은 '도둑들'의 흥행 성공 요인으로 등장인물의 유기적인 조화를 꼽는다. 누구 한명이 전면에 나서는 기존 스타일을 버리고 주연배우 각자가 욕심을 자제하면서도 역할에 충실한 것이 한국 영화 최고 흥행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건설·부동산 연관 업종 종사자는 약 250만명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1000만명에 이른다. '도둑들'을 본 영화 관객에 버금갈 정도로의 수가 '취득세' 흥행을 기대하고 있는 셈이다. 주연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