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에 중개업소도 '개점휴업'…부업으로 '투잡'

"한 달에 1건 거래하기도 힘드니 하루 종일 멍하니 앉아 있다가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차피 사무실 임대료도 들어가니 부업으로 이것저것 해보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대리운전도 뛰고 보험설계사도 한다던데 언제쯤 부동산경기가 좋아질까요."
부동산경기 장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연관산업도 한계상황에 직면했다는 경고등이 켜졌다. 특히 부동산 거래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공인중개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전·월세 등 임대차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물건이 턱없이 부족해 중개업소들마다 개점휴업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전국의 주택거래량은 3만9608건으로 6월보다 69.5%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달 서울의 주택거래는 4409건으로 전달(1만7074건)보다 73.7%나 급감했다.
이처럼 주택거래가 실종되면서 지난해 전국 부동산중개업소 1만8000여곳이 문을 닫았다. 특히 지방보다 침체가 극심한 서울에서만 지난해 폐업하거나 휴업한 중개업소가 5000곳을 넘는다.
1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중개업자 1인당 평균 주택거래건수는 5.35건으로 나타났다. 한 달 중개 건수가 1건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특히 수도권은 3.56건으로 두 달에 1건을 중개하는 데 그쳤다.
수도권 등록 중개업자수도 2008년 3분기 5만7007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2010년 1분기 5만6751명 △2011년 1분기 5만4822명 △2012년 1분기 5만2921명 등으로 감소했다. 올 2분기 현재 4만9778명으로 7년 만에 5만명 이하로 내려갔다.
부동산써브 관계자는 "실거래건수에는 중개업자를 통하지 않은 계약도 포함돼 있어 중개업자 1인당 거래건수는 통계치보다 더 적을 것"이라며 "앞으로 거래 침체가 계속될 경우 생활고를 견디기 힘들어 폐업하는 수도권 중개업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동산 '거래절벽'으로 생활고에 내몰린 중개업자들은 최근 부업을 찾거나 동업을 하는 등 불황을 타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내 몇몇 지역을 돌아보니 부동산중개업소 간판 옆에 여행사나 인테리어 광고 등이 눈에 띄었다.
동작구 상도동 인근 H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인지 손님 100명이 오면 99명은 전·월세를 찾는다"며 "가을이사철과 결혼성수기를 맞아 전세 문의가 많지만 물건이 많지 않아 업자들끼리 경쟁도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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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신혼집을 찾으러 오는 신혼부부를 상대로 신혼여행 등 여행업도 같이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며 "그래도 부동산중개업보다는 수입이 짭짤하다"고 귀띔했다.